오늘의 사진







오늘의 작업송
더하우스콘서트 (하콘이라고 부른다:: 링크)에서 24시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벌써 시즌 7이다. 앙상블 리벤티아의 클라리넷 바이올린 피아노 🧡 프로그램도 녹음도 좋다.
오늘의 노트: 오피스 없이 수행하기, 수에 대한 고민.
오피스 없이 수행하는 자에게는 아지트가 필요했다.
사진은 손에 익어서 집에서 얼마든 일어나지도 않고 해낼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글쓰기 작업을 몇시간을 내달리며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해내려면 어디든 집을 벗어나 갈 곳이 필요하다.
학교의 몇 공간이나 공공 도서관은 늦은 시간까지 열려있지만 책상이 좁고 노트북 쓰기에는 눈치가 보인다.
오피스처럼 너른 플랜에 쓸 책상이 널찍하고 미지근한 물이 손닿는 곳에 있는 장소를 찾는 중이다. 우선 가보았더니 또 갈 것 같은, 아지트로 찜한 곳 둘.
새 아지트 목록
- 청년예술청 SAPY
- 화~일 13-22 운영. 충정로 8번출구 근처.
- 사전등록된 예술인 공유오피스. 예술과 사회 책이 많음. 공간과 책상 모두 널찍해서 공부할 때 걸거치는 게 없음.
- 사물함 없어서 장비 도난의 우려는 있음. 분위기 시끄럽지 않음.
- 복사 프린트 가능.
- 미디어실, 회의실, 연습실 있음. + 미묘한 서울문화재단의 향이 어디선가 느껴짐.
- 아트코리아랩
- 월-수 9-21, 목 9-18. 삼청동 란스튜디오 앞 광화문 방향 횡단보도 건너면 바로 있는 트윈트리타워. (일본대사관 있는 그 건물)
- 예술경영지원센터 운영. 예술인 창업지원 공유오피스. 최근 오픈. 깨끗함, 편리함, 위치좋음, 금토일 안하는 게 아쉽지만 이정도면 훌륭하다.
다른 곳들은 마포 스타트업 허브나 용산 청년지음 등도 있지만, 마포는 붐비고 용산 청년지음(링크)은 라운지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그룹인 경우가 많아 어쩐지 잘 안가게 된다. 일요일도 열어주면 좋을텐데.
수를 사용한 표현과 해석에 대하여
요즘 다시 수학을 생각할 일이 생겨서.. 상념이 종종 이쪽으로 흐른다. 사실 수학이라고 부르면 ‘학’이 붙어서 부담스럽다. 수를 연구하고 공부해야만 할 것 같다. 나는 공식 공식 공식, 그 세계로 들어가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무엇을?][왜?]가 없이 [어떻게?]의 필요를 받아들이는 게 어렵다. 어릴 때의 과목명은 음악처럼 수락(數樂), 수의 연주. 이렇게 이름 지었으면 좀 좋아. 중등교육 과정의 학생은 연구자가 아니라구..
악보를 읽으면 음악이 전개되어 흐르며 가듯, 종이에 적힌 수들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인다. 의미를 담은 수나 변수가 적힌 짧은 글은, 악보같다. 큰 피스를 작은 요소로 쪼갤 수 있다. 그 요소들, 각 음이(또는 수가) 의미를 갖지만 큰 그림에서는 하나의 의도로 내달리기 위한 수단이다. 그렇지만 그 음이 없으면 목표한 표현은 완성될 수 없다. 표현 의도가 명확한 어떤 제작자의 퍼즐. 그래서 그 수(또는 음)가 나열된 의미들을 관찰하고, 퀴즈를 푸는 생각의 도구로 남겨놓는 편이 내게는 친근하여 좋다.
관념을 표현하기 위한 수(나 개념이나 정의나 변수)의 나열, 그걸 따라가며 앞뒤로 쪼개어 붙이고 생각으로 소화하는 나는, 악보를 보고 고민하며 연습을 쪼개어 하거나, 또는 세상을 마주하고 무엇을 어떻게 왜 찍거나 구성할지 고민하는 사진가로서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영상은 수로 생각하는 방법을 네가지로 나눠서 보여준다. 처음엔 학교에서 만나는 통계가 나오지만 그 뒤로 전개될수록 음악이나 표현예술 또는 예술가나 철학가의 태도와 맞닿는 영역이 나온다.
만약 사진을 사진학, 음악을 음악학, 미술을 미술학 이렇게 불렀으면 고등학생의 나는 근처도 안갔을 것이다. 그러니 내 마음 안에서는 수 역시 그저 수로서 놔두고 싶다.
어쩌면 수=數=셈이란, 머릿속의 관념을 개념의 구성으로 쪼개고 이를 전개식으로 촘촘하게 꾸며내어 내 머릿속 바깥에 누구나 볼 수 있는 형태로 내려놓는 어떤 방법이지 않을까.
악보처럼 익숙해지면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또 전개의 흐름을 가지는.
변수들의 상호작용을 그리기 때문에 그 길이는 짧지만 내용은 깊을 수 있는. 재해석과 표현의 자유도가 극도로 높은,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의 흐름을 담은 일러스트레이션의 도구.
에형 모르게따~ 생각 그만~
요즘 표현과 상호작용, 재해석에 꽂혀서 다 이쪽으로 생각이 몰린다.
기타
피아노 얘기
악보 얘기를 꺼냈으니, 일주일에 한번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피아노 반주를 배우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시면 나는 열심히 코드를 틀리지 않으려 신경쓰며 그 부르는 사람의 전개에 맞춰 간다.
쌤은 부르면 부를수록 아주 탁 트인 소리로 쾌-하게 부르셨다. 선생님께서 내게 혹시 보컬을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얼굴 표정으로 그게 무엇인지요? 라고 되물었다) 본인이 지금까지 가르쳤던 학생 중에 제일 노래 부르기 좋았고, 음악적인 표현이 있어서 좋았다고 말씀하셨다. (오랜만의 칭찬이다 흑)
그녀의 놀란듯한 동그란 눈이 그게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는 듯한 신호를 준다. 나는 선생님 노래에서 그런 인상을 받았는데, 재밌는 호흡이다. 돌아보면 그 전 레슨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주셨다. 감사하다.
요즘 사진 교육 프로그램 구성기획 하면서 교수법을 많이 생각하니까, 나의 선생님들의 액션과 지도를 주의깊게 본다. 교수 대상자의 성향이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시고 그에 맞춰 완급조절하여 지도해주시는 분들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 용량에 놀라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마다 계셨던 선생님들이 자주 떠오른다, 정해진 시간동안의 인연이지만 다 깊이와 색이 달랐다. 그 분들이 만들어주신 울타리 안에서의 경험과 가이드, 피드백, 때마다의 적절한 도움과 버팀으로 여기까지 걸어왔다. 깊이 감사한데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자꾸 눈물이 난다. 나도 관심을 바탕으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사진봉사 얘기
다음주부터 장애인 단체에 사진교육 봉사를 주 1회 나간다. 대상자 이해가 우선 목표이고, 그에 맞춰서 4주 단기 교육 프로그램을 짤 계획이다. 또 장애인 문화예술원에서 갤러리 대관안내가 떴는데 시기가 딱 6월까지라 프로젝트 기간을 여유있게 잘 짜면 참가자들 전시도 열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기획을 잘 정리해서 꼭 진행하면 좋겠다.
내 사진연구 주제를 감각의 재해석과 활성화 쪽으로 정리하고 있다보니, 이 교육봉사도 감각의 표현이나 수용 관점으로 해볼까 싶다. 누구나 자기만의 감각은 있으니, 이를 사진으로 포착하고 전환하는 작업이면서 아 서로 다르구나, 이런 생각이 들도록. 참가자들이 자기 감각에 집중하고, 표현하고, 다른사람의 것을 보고, 나름의 해석을 할 수 있도록.
그런데 보통 사진교육이라고 하면… 많은 경우엔 “즉각적으로 잘 찍는 거” “사진기 잘 쓰는 팁 강의” 그런 거 바라시긴 하지. 매일 이것저것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 때문에 스스로 잘 찍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시기도. 참 찍는다는 게 너무 쉬운 활동이라, 단순한 촬영 (기계의 버튼을 눌러 찍는, click)이랑 창의적 혹은 창조적 촬영(현실에서 일부를 잘라서 의도적으로 take)이랑 구분이 잘 안된다.
도구라는 게, 몸에 체화시켜야 하는 건데. 이렇게 주제를 갖구 또 연습하면 카메라가 자기 눈이 되고 생각의 표현도구가 되도록 경험의 길을 만드는 실험이 필요하지 않나. 돌아보니 루이지 기리도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음 생각이 참 많다~~~
4월 계획
학과공부: 이제 시간을 비워 학과 공부를 할 수 있다. 벌써 16주 중에 4주가 지났다. 한 달 동안 뭘 알게되었는지 들여다봐야지. 소홀했다.
통컴연구: (이게 가장 큰 공란이다, 당장의 내 관심을 요한다. 오래 못들여다봤다. 4/8 연구계획서 2차 리뷰이고, 메인아이디어랑 기본적인 연구설계 개괄 가져가기.)
사진엽서: 초록사진 리뷰가 거의 끝나간다. 초록 셀렉한 뒤엔 햇빛 시리즈로 넘어가자. 그리고 연희동 포셋부터 다니면서 업계 계신 분들 반응 보고 구체적인 상품 디자인 만들어가자.
사진교육: 봉사 → 프로그램 제안 → 전시기획으로 일 이끌어가기.
3월의 여러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시간이 참 부족했다. 그래도 이번주에는 켜켜이 쌓여 상하기 직전이었던 앞의 여러 숙제를 정리할 수 있었고, 이제 할일의 개수대가 좀 치워졌다.
3월 중반에 Trello 도입하면서 프로젝트 설계와 전개가 수월해진 덕이다. Trello는 예전 첫직장에서 한국과 인도 간 리모트로 일할 때에 썼던 칸반보드다. 레이블링, 체크리스트 노티피케이션, 자동저장 기능이 훌륭한 에디터까지. 여러가지 면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 잘 들어가 있어 뛰어난 소프트웨어라는 인상이다. 혼자 일 진행하는 데에 큰 도움 된다. 2017년도에 아틀라시안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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