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스트레스가 심하다.
염증이 림프절을 타고 올라온다. 눈 비강 비인두 목구멍 목 귀 뒤 어깨 몸 곳곳.
몸무게가 늘었다 살이 쪘다.
이룬 게 없다. 무언가 진행하거나 밀고나가지 않았다.
멍하게 시간을 보낸다. 속으로 불평이 늘었다.
어제는 자전거 귀갓길에 회사시절 퇴근길에서 느꼈던, 땅에 흡수되는 느낌을 꽤 오랜만에 받았다.
왜?:
시간을 내어주는 식으로 아무렇게나 썼다.
늘 배가 차있었다. 불안하면 입에 무언가를 넣으려 했다.
물을 덜 마셨다.
시작과 끝이 없다.
쉴 시간을 만들지 않았다.
왜??:
나와 바깥과의 경계가 흐트러졌다. 흐트러트렸고, 넘어오는 걸 허용했다.
주변의 무절제함, 피상적인 생각, 불평과 불만, 불안, 폭력성, 짜증, 경계넘음, 나쁜습관, 투덜거림이 내가 낮춰놓은 (높은적이 별로 없던) 그 장벽을 넘어 내 땅으로 흘러 들어왔다.
내 스스로 쉬는 방법을 모른다고 느꼈다.
왜???:
내가 내 시간을 먼저 구획하고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내가 지금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 고민하지 않았다. 내버려두었다.
내 길에 대해서 조망하지 않았다.
예전에 하루가 여러 구획으로 쪼개어 져서 뭔가 많은 생각을 정리하고 내가 가져갈 수 있는 형태로 정돈하여 매일 낳았다. 그 좋았던 경험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그 삶의 형태를 일시가 아닌 지속적인 것으로 삼을지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신경쓰지 않더라도 그냥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거라 여겼다)
왜????:
새로운 사람들이랑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호기심이 들었고 다 받아들이는 선택을 했다
사진관이 우선순위”여야 할 것 같아서”, 거길 가있어”야만 할 것 같아서”, ‘내 몸이 가있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나 스스로의 몸과 생각, 산출될 수 있는 지적 육체적 결과들, 하루를 요긴하게 잘 쓰도록 하는 데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고, 그에 따라 관리도 따라오지 않았다.
왜?????:
나는 파이를 보낸 뒤에 시간을 엉망으로 쓰고 있었고, 사진관을 열어서 거길 가있으므로 해서 (파이와 오래 같이 살았던) 집을 멀리할 수 있었다. 손쉽게 밖으로 나돌기 위한 선택을 했다.
그런데 그 기간이 오래되면서, 그 전에 쌓아두었던 단정함. 즉, 내 시간의 구획, 타인과의 적절한 거리감, 내 감각의 사용, 고민을 펼쳐놓을 수 있는 어떤 작업, 밀고나가며 전개하고 헤매는 게 즐거운 생각놀이와는 멀어졌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어질러놓은 그 상태’로 시간과 생각과 마음과 주변을 운영하자 결과도 엉망이 되었다.
나는 물이 나를 휩쓸고 가도록 놔두었고, 간신히 잡은 줄도 없이 사진관이라는 구명보드 같은 데를 타고 한동안 목적지 없이 표류했다.
왜??????:
한동안 내 삶의 목적을 고민하지 않았다
목표가 되었으면 하는 그것을 모른체했다
섬세하게 드릴다운 하는 데에 들어갈 에너지가, 시작도 하기 전에 고갈되었고 쓰고 싶지 않았다
도망하고 싶었다.
나중에 할 수 있다고 언젠간 할 거라고 미뤘다
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잘 하지 못할 게 두려웠다
해봐야 1-2센티도 차이가 안날 거 같아서 무서웠다
아무도 환영하지 않았는데 나만 내놓은 무언가가 물리적 재고로 있는 그 상황을 상상했다 그게 싫었다
에너지가 없었다.
상실 후 생각이나 삶을 고찰하는 깊은 활동 그 자체를 외면했고, 온몸이 그 노력에 쓰였다.
그리고 스스로 쉴 시간을 주지 않으므로서, 가짜로 바쁘기로 하면서 외면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전환
이런 상태를 인지하고 아차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부터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살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래 이 질문을 안했구나 이 질문에 꽂히기 시작한 때에 나는 조금씩 나아졌다 (2023년 9월)
이제 알았다
내가 잃고 방황을 했구나
머리를 가만히 쓴다
괜찮은 질문이 없었다
피상적이었다
나는 피곤했다
생각을 꺼내어 둘 수가 없었다 꺼낼 게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지럽다 마음에 안들었다
안입는 옷을 꺼내어 버렸다
몸은 무겁다
사진관의 너저분해 보이는 물건들을 조금씩 정리했다
가기 싫어하는 무거운 마음에 휩쓸리지 않고 몸을 움직여 도서관을 갔다
153-158 섹션에서 헤매어본다.
일단 읽을 것들을 둘러보고 남의 정돈된 생각을 받아들이며 나를 살핀다.
자책과 죄책감을 여기에 내려놓고 다른 쪽으로 시야를 돌려 1센티, 2센티 문제에서 멀어져 다시 눈을 돌리고 거기에 놔뒀던 나를 살핀다.
나는 회피가 싫다.
나는 학습된 무기력들이 싫다.
나는 마주하지 않고 나아지려고도 하지 않는 그 무거움이 싫다.
나는 나아가고 싶고, 밀고 가고 싶고, 내 속 어디에선가 반짝이는, 생각과 관찰내용을 발견하여 세상에 내놓고 싶다.
나는 적당히 좋은 사람들과 적당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되 그 적당히 좋음을 해치는 건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싶다.
나는 내가 어설프게 멀며 가까운 사람인 걸 인정하고, 아직 무언가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은 애송이란 사실도 받아들인다.
아직 내 전부를 들여 무언가를 이루지 않았다. 이루려고 시작의 단계로 들어가지도 못한 것 같다.
들여서 만들고 깎고 엉성하다가 더 나아지는 과정을 누리고 싶다.
그럼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작년 1-2월이 지난 2년 중 시간구획과 운영에서 내게 잘 맞았다. 그 때의 시간사용과 비슷하게 우선 운영해본다.
새벽 / 오전 / 오후-저녁 / 밤
- 새벽에는 생각의 뻗침과 쏠림을 갖고 논다
- 오전에는 산책하고 물 속에서 감각을 다독이고 충전한다.
- 점심에는 블록이 없는데, 되도록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하면서 집에서 먹고 나가려고 한다. 내 입맛에 맞는 걸 스스로 요리하는 게 나는 행복하다.
- (점심)-오후-저녁은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있으며, 대체로 내 일(작업/사업)을 하는 시간으로 한다. 새벽에 했던 생각을 반영해 시각적 콘텐츠 산출을 위한 기획과 활동은 이 때 한다.
- 깊은 밤에는 하루 정리하는 데에 30분정도만 쓰고 얼른 잔다.
책을 읽는 활동은 사업장에서도 어디서도 할 수 있고, 아침을 읽는 데에 쓰기엔 생각의 품질이 아까워서 저녁 귀가 후 정도에 하면 좋지 않을까.
주말이나 고정 쉬는 날이 없는 게 현재의 제약이다. 이건 나중에 고민.
오늘의 정리는 아래와 같다. 사진관은 현재 12-18에서 14-20으로 조정했다.

구글 캘린더에 예약기능이 생겼고, 예약금도 걸 수 있어서 외국인 손님용으로 이걸 써볼까 생각을 한다. 스트라이프 사용하던데.

다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친절하고, 한 숨 쉴 수 있는 여유를 갖고 대하기.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