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 몇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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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아카이빙 워크숍 첫 날.

포트폴리오와 작업과정과 아카이빙과 도큐먼트가 구분되지 않은 채로 중구난방의 얘기를 한다.

이 프로그램에 2주간 참여하기 위해서 앞에 며칠을 일했더니 피곤해.

꼼지락 댔더니 질문을 하랜다.

필드노트를 쓰라고 해서 공책을 이만큼 썼고, 촬영을 하라 해서 필름을 이마안큼 만들었다. 그토록 가진 건 많은 데 막상 작업의 설명이나 작업 자체로 정리를 못해내는 신입생이 있다고 할 때 가장 최초의 전략으로 무엇을 제안하시겠냐 물었다.

컴퓨터를 키자마자 5분 시간을 내어 정리를 한다. 라고 답을 하셨던 듯 하다.

또 과감하게 버린다, 라는 얘기도 있었다.

또, 아 기억이 잘 안난다 겉은 멀쩡했지만 실은 비몽사몽이었떤 뇌는.

되짚어 보자면 하나 더 중요했던 건, 종국에는 결국 ‘선택한다’라는 결론이었던 듯 하다.

선택하기 위해서 버린다.

혹은 선택한 것들만을 건져서 올려놓는다.

이 워크샵은 2주짜리로, 작업물 아카이빙을 배우는 게 목적이다. 집과 작업실을 오가면서 그 기간 동안 가장 기초공사를, 내 작업의 분류와 외부 노출의 기반공이 될 나의 작업물 저장 시스템을 고안해야겠다.

9월부터 책을 금식하듯 전혀 읽고 있지 않다. 읽지 않는 시간 동안 파이 생각에 슬퍼지기 일쑤여서 켜놓았던 드라마 영상이 시끄러웠다.

10월 추석을 지나며, 어떤 극도의 긴장을 했던 사건으로 몸 한쪽에서만 땀이 나더니 곧 하룻동안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만큼의 몸살이 왔다. 다음 새벽잠이 깬 건 꿈에서의 암모니아 냄새 때문이었다, 엄청나게 강력한. 그리고 나는 후각을 잃었다. 후각에 마치 노이즈 캔슬링 디바이스를 붙이기라도 한 것 처럼. 하얀색 하늘인 것만 같은, 후각적 자극이 아예 없는 세계를 며칠 보내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 두려웠다. 내 감각이 사라질까봐. 그리고 또 두려웠다, 미각적 자극 그 단순한 단맛과 짠맛의 세계를 유일한 낙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 될까봐. 내 감각의 가는 선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세계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까봐. 그리고 놀랐다. 고깃집 앞이나 군중이 담배를 피워대는 어딘가를 지나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의 세계는 이렇게 감각이 전혀 자극받지 않고 매우 평화롭겠다 깨달았다. 내가 늘 경계하던 긴장이 없는 세계. 잠시 다른 사람의 세계를 체험했다. 소위 예민하지 않을 사람들의 세상. 그리고 그 세상에 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가 만지고 보고 끌어안고 냄새를 맡고 입에 넣어 원하는 형태로 탐닉하고 깨닫는 과정 일체를 사랑하는구나.

이 언저리에서 무슨 작업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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