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진전이 있지는 않고, 몇가지 생각들을 적어놓는다.
- 사진작업으로 물음을 던지고 연구를 통해 가설이나 반응을 확인하거나 검증, 그 뒤 다시 작업으로 응답 한다면, 컴퓨터 비전(ML/AL)보다는 뇌과학/시지각/감각 쪽이 맞지 않을까?
- 이 영역은 책으로 읽을 때엔 꽤 좋아하는데..
- 과연 맞을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edx 수업 신청 https://www.edx.org/learn/neuroscience/harvard-university-fundamentals-of-neuroscience-part-1-the-electrical-properties-of-the-neuron
- 요즘은 지도와 길찾기를 뇌과학적으로 본 책을 읽고 있다. 지금은 해마에서도 장소세포와 격자세포 쪽의 이야기이다. 런던의 길이 구불구불하기로 유명하여 택시기사로서 훌륭하려면 4년 정도는 지도를 들고 오토바이로 여기저기 공부하듯 다녀야 한다는데, 이 런던의 택시기사와 버스드라이버의 해마 크기는 꽤 차이가 난다나보다. 즉 훈련상황에 따라서 발달수준이 달라질 수 있단다. 또 나침반을 들고 길찾기를 연습하며 어디론가 자꾸 헤매이는 걸 레포츠로 하는 스칸다나비아 사람들의 길찾기 수준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높고, 그 다음으로는 GDP가 높을수록 길찾기 능력도 좋다고 한다. 스위스 사람들 점수는 아주 높고 브라질이나 인도는 낮은 편을 담당하고 있단다. 그러니까, (여가 생활로든) 어디론가 자꾸 돌아다닌 사람들이 공간기억도 많고 길찾기 수준도 높다는 거다. 반면 통상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길을 잘찾는다고 하던데, 그건 낭설이랜다. 굳이 그걸 설명하는 방법을 찾자면, 일부 문화권이나 우리 문화에서 예전에는 남자는 밖에서 일을 하고, 여자는 집에서 밥을 하는 게 보편적이어서 능력이 퇴화 아니 개발이 안되었달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지도를 넓혀온 사람들은 종종 그곳의 기억을 떠올리는데 그 때엔 거기에 실제로 있는 것과 비슷한 반응이 뇌에서 나타난댄다. 그리고 치매 환자들은 인지문제가 경도 수준일 때, 바로 이 해마에서의 입출력에 문제가 해마 때문만이든 주변의 다른 Nucleus 연결/입출력 오류이든, 그로 말미암아 길찾기에 어려움을 가진단다.
- 나는 사진기를 들고 바깥을 돌아다니는 일도 매우 좋아하지만, 글을 쓰며 내 생각과 마음, 감정처럼 내 안쪽은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하는 활동도 즐긴다. 그럼 이쯤에서 이런 질문도 생기는 것이다 “자신 내면의 생각이나 마음 등에 대한 내면지도, 라는 것도 있을까?” 내 속을 탐구 하다보면 몇겹을 뚫고 들어가기도 한다. 마구 일어나는 감정의 이면에 얽힌 두려움이나 결핍을 알아챈다든가, 불안을 다루는 방법 같은 것도 여기에 속한다. 요즘엔 꼭 외부 세상만큼의 내부 세상이 있는데, 이 내부세상은 아직 탐사가 되지 않은 무언가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탐색한 그 경험도 공간이나 위치정보로서 해마에 저장되는지가 궁금하다. 좌표로 찍을 수 없으니 거기가 거기가 아닌 걸까.
- 오늘 저녁에 치매 실종 할아버지를 경찰에 인계했다. 그의 옆에 앉아 경찰을 기다리며, 그가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려는 그곳이 어디인지도,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이 일체의 상황을 경험하며 그의 해마는 어떤 상태일지 궁금해졌다. 그의 과거와 지금의 해마는 같은 크기일까. 같은 발달 수준일까. 그는 세상의 지도 뿐만이 아니라 내면의 모양 마저도 탐험하여 쌓아둘 수가 없는 듯이 보였다. 경찰이 그 앞에서 서서 사진을 찍고, 이름을 알아내어 검색했을 때, 그가 ‘실종자’ 목록에 올라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 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 그가, 그 할아버지가 세상에 함께 육신은 있으나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겠는 그 막막한 상황을, 그 희뿌연 상황을 당장에는 종결하고 자신을 기다리고 찾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던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