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노트
5월 19일 아침.
내 작업이 사진관이든 그 바깥의 작업이든, 연결감을 다루며 햇빛을 테마로 하고 있다.
햇빛의 특징 중 하나는 투명, 투과성이다.
이를 물성적으로 보는 경험에서 구현되고 있는지 되돌아봤을 때, 종이는 상이 잘 보이지만 ‘투과되지 않는다’
만약 투과성, 투명성을 통한 연결감을 구현하려면, 종이 대신 투명필름이나 아크릴 소재를 이용해볼 수 있을까?
투명인화, 투명출력, 게시는 매팅없이 아크릴 프레임을 이용해서.
바라는 그림은 아래의 작업노트처럼, 투명 소재에 인쇄된 사진의 상이 햇빛을 받아 액자 등이 서있거나 걸려있는 근처 책상 등의 표면에 그림자로서 맺히는.

이미 햇빛사진관 명함(?)을 이렇게 만들어놨다.
명함처럼 아크릴 프레임도 무색 투명보다는 컬러감이 캘빈값 레인지에서 영감을 받은 형태로 구현되어서 햇빛이라는 테마와 연결성을 갖도록 하는.

작업노트에 빌딩의 그림자 놀이라고 적어놓았는데, 그건 내가 좋아하는 시각/사고놀이이다.
내 기준에서 빌딩은 매우 크지만, 저 멀리 해 아래에서 빌딩의 크기란. 나나 빌딩이나..
여튼, 빌딩의 물성적 규모가 그냥 눈으로 나와 비교해서 볼 때엔 매우 크지만, 다른 빌딩이나 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엔 그들끼리 비교가 되므로 무언가 귀여운 미니어쳐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 그 그림자가 만드는 선이나, 컬러감이 독특할 때엔 발견하는 재미가 배가된다.
더 큰 존재를 함의하는.
주변의 공간과 환경을 함의하는.
마치 아래 사진처럼.

아크릴의 투명성이라면 이렇게 투과가 되는.. 햇빛이.

그 결과 이렇게 공간에 상이 맺히는.. (여긴 2019년도 암스테르담에서 찍은..)

그림자는 햇빛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림자가 있다는 건 물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상호작용의 결과..
투명인화지나 테스트해볼만한 아크릴 프레임을 주문해놨다.
재밌게 진행해보자.
이 개념을 적용해서 사진책이나 엽서화에도 응용해볼 수 있을까?
흐음.
마무리. 오늘의 산책사진.
사진을 매일 찍어야지. 매일매일.
언젠가부터 전혀 안찍었는데, 매일 찍어야지.
매일이 기록되어도 남는 건 정말 적은데.
왜 안찍었을까?
우선 새로 마련한 카메라(니콘 zf)랑 안친하고.. (x100t를 쓰던 내손엔 너무 크다.)
음..
찍으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사진작업을 하려면 사진을 찍고 사진을 만지는 과정까지 생각을 하는데,
집에서는 색을 만질 수가 없어서 작업노트 쓸 걸 생각하면 막막해서 안찍기도 했다.
아 뭔가 잘못되었어…
진행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정체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오늘 사진.
요즘 날씨 덕분인지 풀들이 정말 생생해서, 어릴적 갔던 동남아시아나 유럽의 여름이나 봄처럼 꼭 반짝인다.
초록이 이렇게나 짙고, 또 활력있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아니면 이제야 내 눈에 보이는 걸까?

니콘 zf의 흑백기능을 써보았다.
세부설정에 명암대비.. 암실에서 필터 호수 지정하는 것처럼 할 수 있었다.
흑백으로 보면서 찍는다는 점이 좀 기이했는데..
적응해보면 또 그 나름대로 흥미로울 수도..

건물 속 건물 같이 보이는..
대문이 두개다.

반사.. 마치 슬라이드 보는 박스 처럼 생긴 창문..

가벽 너머로 무엇을 찾는 듯 보는 남자

쑥쑥 크는 서울의 가로수들.. 이렇게 컸나.
빌딩과 어우러진다. 서울의 모습이 달라져가는데, 이런 어우러짐이 보일 때면 좋다.
자연도 인공물만큼 눈에 띄어주면 좋겠어.

덕수궁 옆길. 두 나무그룹의 대비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기이하게 이쁘게 다가오는 저녁의 남대문, 약간의 불빛들

마무리는 동네의 나무.
정말 풍성하다..

진짜 마무리.
요즘 집 건물 근처에 사는 고양이인가보다.
두번째 마주침.
두번째일 뿐인데 경계를 놓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