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 작업전개를 위한 내 저변 문제의식 탐구 1: 사진엽서나 비정형 가족사진은 ‘육필, 육신, 현실감, 현재감, 표현, 연결감(시차를 두거나 동시참여의 경험이 낳는 추억으로 말미암은)’의 추구에서 나온 것 같다. 한편 자연물 평화 시리즈는 도시인의 시야를 채운 인공물의 갑갑함에서 발로하지 않았는가.

  1. 오늘의 요리
    1. 캐러맬 양파와 생강에 고수로 맛낸 가지 청경채 볶음
    2. 레몬즙을 더한 오이 요거트 샐러드
    3. 좋은 막걸리 먹인 발효종 스타터 상태
  2. 오늘의 작업
    1. 큰 노트를 들고 집 근처 카페에 갔다.
    2. 손으로 쓴 작업노트
    3. 오늘 노트 쓰는 중에 마음에 들었던 것
    4. 그리고 발견한 것
      1. 자연물의 이미지를 통한 평화적 순간..은 왜 생각하게 되었지 혹은 숨겨졌던 문제의식이 있나?
    5. 아직 어려운 것
  3. 오늘의 영상
    1. 인공물의 병풍으로 쓰이는 도시의 자연물
  4. 오늘의 사진
    1. 눈 앞을 채우는 환경, 인공물들. 그 사이 간간히 보이는 초록.

오늘의 요리

작업얘기 하기 전에.

캐러맬 양파와 생강에 고수로 맛낸 가지 청경채 볶음

준비물: 무쇠주물 냄비, 마늘2/생강1/양파1/가지2/청경채2/고수줄기1

  1. 칼로 눌러낸 마늘, 편으로 자른 생강, 큼직하게 자른 양파, 길쭉하게 자른 가지, 4쪽 낸 청경채, 손으로 뜯은 고수줄기를 준비
  2. 주물냄비에 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약불세팅
  3. 준비한 재료 순서대로 쌓아올리고 어느정도 열이 받았을 때 물 조금 부어넣은 뒤, 뚜껑 닫아서 8-10분.
  4. 청경채 완전히 늘어지기 전에 빼기. 접시에 놓은 뒤에 소금 뿌림.

청경채 8개에 1500원이길래.

캐러맬화 된 양파에 생강이 더해졌는데 고수줄기까지 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자작한 국물을 마시면, 자극적이지 않은 좋은 자장면 맛이 난다.

춘장 없이 이렇게 만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라면 두툼한 면보다, 여기에는 얇고 투명하고 쫄깃한 면을 쓰겠다.

전분과 쌀로 해볼 수 있을까?

아니면 아예 계란면을.

그리고 뜨겁게 내기 보다는 약간 식은 상태에서.

레몬즙을 더한 오이 요거트 샐러드

준비물: 레몬1/2, 오이1, 요거트 1스푼, 고수, 오렌지 필

  1. 레몬 짜고
  2. 오이 썰고 (동그란 테두리 살려서, 1.5 센티)
  3. 요거트 퍼서 (약간 새콤한 상태 좋음)
  4. 고수 끊어서
  5. 다 섞은 다음에 오렌지 필 뿌려.

감초 있으면 또다른 킥이겠지만 너무 멋부린 거니까

이정도면 완전 좋음.

요즘 산양유, 탈지분유, 전지분유와 물의 농도배합을 달리해서 요거트 매일 만들고 있다.

농도별로, 숙성상태 별로 조금씩 다르게 먹는 중.

좋은 막걸리 먹인 발효종 스타터 상태

선물받은 막걸리가 꽤 큰 병이었는데, 내 몸이 안좋아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주 신선할 때부터 3주에 걸쳐 발효종을 키우는 데에 썼다.

예상했던 대로 기능면에서 최고다. 발효종에 캐릭터가 묻어나지도 않는다.

힘이 좋다, 빡빡하게 잘 올라온다.

스타터가 이틀에 두세배씩 큰다.

그래서 이틀에 한번은 작은 빵을 굽고 있다.

한번은 뚜껑의 회전을 따라 넘쳤다.

철렁철렁 흘렀다.

점점 물 양을 적게 잡아본다.

새큼하고 생생한 향이 예쁘다.

밥으로 맷돌 통밀은 안주려고 한다.

맛이 쉬듯 툭 튀어버린다.

냉장고에 넣었다가 한번 힘을 잃기도 했다.

한여름 전까지는 실온에서 보관해야지.

신경쓰며 돌볼 대상이 있을 때 생활에 규칙성이 잡힌다.

오늘의 작업

큰 노트를 들고 집 근처 카페에 갔다.

22×31(cm)에다 하드커버라 링제본과 달라 반씩 쓸 수도 없어 다 펼쳐야 한다.

그 A3 만한 노트를 마주하고 있으면,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낀다.

거기에 쓰이는 무엇은 내 머리에서 나온다는 출처감까지 기이하게 와닿는다.

그 노트를 펼쳐낸 뒤 보이는 매끄러운 그 넓은 종이, 종이라고 부르기엔 부드럽고 거침이 없다. 매끄럽고, 빛난다.

그것 위에 내 머리와 손은 열심히 일해서 흔적을 남겨야 한다.

엄청난 부담이었어서, 재작년에 사놓고, A5 노트들을 다 쓸 때까지 한장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이친구의 차례가 되었다.

손으로 쓴 작업노트

지금은 정리하는 것보다는 좀더 생각이 팽창되었으면 해서, 찍어서 올려놓는다.

서비스 만들던 과거 때문인지, 생각이 가다가 자꾸 ‘현실적으로 뭘 만들어야지’ 라며 상품화가 가능한 형태로 생각이 굽어 종착지를 찾는다.

기착지로 만들려고 노력 중.

생각이 자꾸 상품으로 굽는 걸 경계하는 한편으로, 지금 이 고민들이 ‘내 작업’을 구축하는 기초구나.. 라고 인식하게 된다.

학부 때부터 자기 작업하던 사람들은 이런 내적 치열함을 그 때부터 해낸 건가?

어떻게 시간을 들이고 생각을 계발할 수 있었을까.

그들 대단하다. 대단하다 정말.

한편으로, 이 고민들의 끝에 ‘내 작업’과 ‘사람들과 함께 하는 나의 프로젝트’와 ‘상업적 목적으로 제공하는 상품’ 이것들이 분절되기 보다는 어느정도 융화성을 갖추기를 바란다. 사람들을 작업의 대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그저 비추는 계기이고 싶지 않은가. 함께하는 시간이 참여자 각자에게 의미를 갖기를.

오늘 노트 쓰는 중에 마음에 들었던 것

계속 생각으로만 가족사진 세션에서 뭔가를 더 하고 싶었는데, 더 참여를 유도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할지, 또는 해도 될지, 설득적으로 볼 때에 응당한 혹은 정당한 근거랄까 그런 활동의 배경이랄까, 왜 이 작가가 이런 걸 하고 싶어할지 설명을 하기 위한, 혹은 스스로도 설명되기 위한 무언가들이 필요했는데, 알 것 같으면서도 모호했는데…

그걸 하고 싶어한 이유를 내 초기 삶의 환경적 궤적에서도 발견하고, 나와 주변 관계가 낳은 교훈을 통해서도, 다른 작가들의 책으로 얻은 지식에서도, 더듬더듬 연결되는 인상을 받았다.

좀더 글로 정리되는 건 나중이겠지만, 이게 무턱대고 어디선가 본 걸 흉내내는 게 아니라, 나의 내면으로부터 바깥에 연결될 수 있도록 끈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발견한 것

나는 육필, 육신, 현실감, 현재감, 연결, 표현, 동시 또는 시차를 둔 공동의 경험으로서의 추억화. 를 추구하는 듯하다.

위로, 위안으로서의 평화적 비주얼을 제공하는 쪽은 좀더 다른 영역인 것 같은데 이 또한 조명해봐야.

자연물의 이미지를 통한 평화적 순간..은 왜 생각하게 되었지 혹은 숨겨졌던 문제의식이 있나?

아.. 이지점도 지금 오늘 낮을 돌이켜보니 이미 생각했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사람들이 오가는 길의 시야를 관찰하면서 보통 도시인은 인공적인 걸 정말 많이 보겠구나, 라고 깨닫기도.

시야에 들어오는 풀이나 나무는 적다. 지하철, 버스, 도로, 건물.. 생활 반경 내에.. 건축(인공자재)물이 항상 시야를 채운다.

아마 그런 부분 때문에 사진관에 오시는 손님들이 이런 데를 어떻게 구했어요 정말 좋네요, 라고 하시는건가.

작업실은 시야가 푸르고 도로는 사선으로 지나고 있어 나랑 빗겨난다.

일부러 남산에 살면서 산길을 걷고, 자전거로 답답한 길을 피해서 다니니까 좀더 숨쉴 틈이 있었긴 한데, 나도 회사 다닐 때엔 가로수가 큰 길이 아니면 힘들어했던 기억이 들기도.

그래서 자연물이 부족하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생기는 지를 고민했는데, 방키앵의 책에서 보았던 대로라면..

약간 다른 접근으로, 자연물에 노출되면 우리는

‘부교감신경 활성화’가 되면서 ‘스트레스’가 안정화되는 효과를 얻는다…

뭐 여기랑 연결을 시켜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어려운 것

내가 이래저래 생각했던 여러 아이디어들의 정리 그 자체. 모호한 부분들이나 혹은 뿌리는 같은데 다르게 풀려고 했던 것. 혹은 하다보니 초기와 달라진 경우. 이것과 저것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결이 다르고, 대상이나 타겟이 같지는 않은 (상품관점에서의.. 표현인가?) 아이디어의 분화 그 자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회사 다닐 때엔 탑다운적 사고를 한다는 평가가 종종 있었는데 (일을 밀고 나가야 하므로), 사실 나는 그라운드에서부터 쌓아올려서 갈만큼 간다음에 위에서 목적을 상기하여 아래를 구분하는 성격이라.. 바텀업과 탑다운 양방향으로 왔다갔다 하다보니 약간 어렵다.

하지만 시간을 갖고, 인내심을 갖구, 이 시기를 지나가야 한다.

나의 ‘무엇’, 나의 ‘왜’, 나의 ‘어떻게’를 구축하자.

매몰되지 않도록, 조금씩 생각의 끈을 잡자.

무서워하지 말고, 결국 나는 찾을 거다.

스스로를 달래야 하다니, 애같지만, 어쩌겠어 이게 나다.

오늘의 영상

인공물의 병풍으로 쓰이는 도시의 자연물

간신히 볼 때면 반갑다. 그러나 인공물이 더 앞의 레이어이다. 피할 수 없는 인공물의 존재.

오늘의 사진

눈 앞을 채우는 환경, 인공물들. 그 사이 간간히 보이는 초록.

동네 카페 가는 길에 조금 찍었는데, 화질이 나빠서 작게 올려놓는다.

눈 앞을 채우는 환경, 인공물들. 그 사이 간간히 보이는 초록.

우리 일상의 자연이란 건물과 건물사이의 갭을 채우는 배경지..?

이 사진을 찍은 직후에 생각하기로

  1. 다큐멘터리적 성격을 가진 사진작업으로서 [인공물로 꽉 찬 도시의 시야] [도시의 병풍같은 틈새의 자연물] 시리즈
  2. 도시인의 행복(?)을 위한 [자연물 평화감] 시리즈..를

주거니 받거니 하나의 합으로 보여주는?

문제제기와 솔…루션? 솔루션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 어떤 병주고 약주고인가? 합이라고 해야할까..

문제제기와 함께 나의 해법을 말한다고 할까.. 아니면 어떤 제안일 수도 있겠다.

자연을 더 우리 안으로 들여야 한다는. 여기저기 공사도 하고 건축물은 점점 많아지는 우리의 삶.. 인공물이 마치 난삽한 글처럼, 난잡하게 벌려져있고, 그것들이 주인공인 풍경을 살고 있다. 더 퍽퍽해지는 느낌이다.

어릴 때 내 사진에 대해 받은 평가는 감성과 이성이 반반이랬는데.. 그 평가가 영 틀린 얘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리즈닝과 사진활동을 반복하며 이성적으로 접근하니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저 이미지만 다루는 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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