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피아노도, 수영도 매일.
그럼 사진도 매일 해야겠지?
매일 얼마나 순수하게 훈련하였느냐. 그게 지표일 수 있다.
순수하게 골몰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있었는지 묻기.
자꾸 다른 데로 도망을 가서.
마음이.
문제.
사진을 매일 훈련한다면 무엇을?
다 안다고 생각할 수조차 없다.
극명하게 내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내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상태의 사람, 자신으로 충분함을 드러내는, 포즈를 연출하지 않고 그를 찾는’ 걸 하고 싶은데, 자꾸 나는 ‘안전하게’ 가려고, 포즈를 연출한다는 점이다. 포즈를 만든다.
그게 세상의 정형성에, 정답에 맞아들어가는 결과지일 것 같다고, 적당한 정답같은 걸, ‘오답이 아니야’라는 식으로.
근데 내가 사실 하고 싶던 건, 개별성, 고유성, 다양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거였지?
사진으로, 그것들을 찾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포트레이트의 정답들은 어떤 삼각형을 만들거나.. 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힘들어했지.
인상사진을, 인물사진을 한다면 필연적으로 내가 해결해야할 산은 ‘나를 믿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 아닐런지.
사진들 안에서 개인이 살아있기를 바랐다.
서로 다정하다면 다정함이 그만큼은 보여지길 바랐다.
그런 걸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 생각을 하면 너무 어려운 문제 같아서 포기하고 싶고, 울고 싶다.
사실 답을 아는 것 같은데, 풀려고 하니 너무 무섭다.
자꾸 세상의 정답에 맞추려고 한다.
완벽주의다.
그것을 풀어내야 한다. 훌렁훌렁.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이 더 중요해! 라고.
우선순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선대가 만들어놓은 규칙, 법칙에 맞추는 것보다, 내 카메라 앞에 선 사람들, 둘이 셋이 넷이, 지금 이 환경에서 편안하게 웃는 것. 그걸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느냐. 하나라면, 하나에게서 이끌어낼 그의 모습은 무엇이어야 하느냐.
정말 많은 연습이, 고민이 필요하다.
풀이과정은 어떻게 될지?
우선 편안하게 하려고 셔터소음도 없앴고, 지속광으로 하였다 (나는 벙벙 터지는 게 싫다)
사진관에서는 그렇게 했다. 처음에는 자연광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게.. 환경상 쉽지 않아서.. 안했다.
그런데 여기가 남향이라… 자연광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해볼까.. 할 때에 이런 영상을 하나 찾았다. 일본의 사진관에 다녀온 후기 영상 같은 건데, 그가 접근하는 방식이 나와 방향성이 같아서, ‘그렇게 해도 된다!’ 라고 생각하고 해볼 수 있을법하다.
전형성이든 정형성이든 탈피하려면, 더 많은 사진을, 인상사진을, 포트레이트를 봐야한다.
지금은 리처드아베돈 같은 걸 하고 싶다가 머리속에 있는데, 그처럼 강렬하게 하기 보다는 톤만 그러하고, 앞에 선 상대에게 집중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 크다.
대화하며 편안하게 해주는 것에 더해서, 그… 카메라를 통해 담아낸다는 부분이, “자신감”을 갖는 차원에서의 연습이 많이 되어야 한다. 나는 자꾸 나를 의심한다. 거기에 정답이 있다고 믿는 듯이.
잘 하려고 하면 할수록 뒷목이 굳는다.
돌아보면, 내가 하는 게 그렇게 틀린 게 아니다.. 아니었다.
회사에서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들이었고, 내가 이유가 어쨌든 밀고나갔을 때에, 결국 그것들은 작동하였다.
그러니 60-85 룰, 나의 그 룰을 기억하고, 그냥 스스로를 좀 믿고 해줬으면 좋겠다. 믿어줬으면 좋겠다.
문제는 어떻게이다.
어떻게.
포트레이트 부트캠프를 또 만들어볼까..?
벼룩시장 같은 데에서 포트레이트 부스 세워놓고 찍는 걸 계속 해봐?
당장의 숙제
금요일에 성악가 촬영이 있다, 그 분의 포트레이트 연구를 먼저 하고… 그러면서 좀더 ‘사진관’이라든가 ‘인물사진/인상사진’..을 자기 멋대로 하는 사례들을 찾아봐야겠다.
나는 사진기 뒤에 있는 나를, 대체로는 믿는 편인데, 이렇게 인물사진으로 오면 참 연주무대 올라가기 전의 연주자나, 수영대회 시작 직전의 선수 같다.. 결국 이 둘 다 모두 훈련으로 그걸 이끌어낸다. 겹겹이 쌓인 훈련과 연습으로 자동화 모드..
그럼 나도 그런 연습을 매일 해야해.
그거가 기본이고 그 다음부터가 운이다.
그래서 오늘 남은 할 일은
- 인상사진을 위해서, 더 많은 사진 보기, 포트레이트.
(→ 성악가 촬영 준비목적 + 좋은 인상사진을 구분할 수 있도록 다양성 체득하기 + 조명사례 눈에 익히기) - 그리고 내 개인작업, 사진엽서로 내놓는 묶음화.. 절대 놓지마. 죽을 때에는 1번 보다 이 2번이 안되어 있다면 너무나 실망할 것이다. 해야한다.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사진 본 게 벌써 한 달 전이다.
- 증명사진으로 피곤에 파묻히지 말기. 우선순위를 바꾸어서 생각해야한다. 낮은 과실에 속지마.
- 햇빛사진관의 포트폴리오를 인상사진과 도시엽서(이걸 어떻게 불러야 하지? 여행으로 묶고 싶지 않은 거 같다)로 구성하여 별도의 아카이브 페이지를 만들자. 내 이 지저분한 고민을 보지 않고도, 결과물을 사람들이 바로 볼 수 있도록.
나는 자연스럽고 싶다, 내 사진이 자연스러움을 담았더라도.. 괜찮다고 여겨지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자기 얼굴을 고치고자 할 때에, 그것에 수긍하고, 한국식으로 ‘완벽한 비대칭의 교정’을 원하는 데에 순응할 때에 어쩌면 자괴감을 느낀다..
….상품에서 없애야 할까.
아 오늘 한 일은
스튜디오에 출근해서 상품에 들어갈 이미지를 만들었다. 얼마 전 아이의 증명사진에 만족하셨다며, 그.. 자녀분의 눈을 사진에서 지우고 올려주신 리뷰가 있었는데 그 뒤로 예약이 없다(…) 근데 그 사진을 내려달라고 연락하기가 영 껄끄러워서, 그 사진에 선글라스를 씌워서 상품설명에 올렸다…
그리고 설명의 추가… 설명을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추가적 소고.
이 시간들을 나아갈 기회로 삼으려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연습하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내가 그것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가 놓친다.
그러다가 후회한다.
그거 아니고, 지금 기회의 윈도우가 열려 있을 때 디벼야 한다. 또 이런 시간이 언제올 수 있을지 몰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충실해야 한다.
이제는 다시 돌아와서 공부하자.
공부 좋아하잖아. 공부라고 이름이 붙으면 좋다.
결과를 당장에 산출하지 않아도 내 안에서 쌓여서 배어나올 수 있는 그런 공부들.
결국 나는 지금을 통해 궁극적으로 행복을, 행복감을, 잔잔하게 가져가고, 위기가 와도 돌아갈 곳이 내 평화로움과 행복감이길 바라서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일생에 햇빛이 드리우길 바라며.
겁내지 말고.
가..
하자..
내가 꽤 괜찮은 결과를 낼 수 있어.
할 수 있어.
근데 해야 알 수 있고, 정성을 들여야만, 나아질 수 있어.
관심을 갖고 디벼야 해.
글을 쓴 후에 스튜디오 내에서 소파를 활용해 새로 발굴한 스팟

살도 붙었고, 작년 11월의 나랑 다르게 더 피곤해보인다.
아래는 작년 11월의 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