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 영정이나 장수 대신 완생사진으로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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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프로젝트 진행
    1. 사진관 프로젝트
      1. “완생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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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프로젝트 진행

사진관 프로젝트

“완생사진”

햇빛사진관을 가정용 생애주기 기념사진 전문점으로 포지셔닝할 생각인데, 마침 지난 10여년 간 여러번 조부모 장례를 치르며 좋은 표정인 memorial portraits가 방문객에게 남기는 인상을 느낀 바 있다보니 senior의 장례식 대비용 사진준비 상품을 마련했다. 처음엔 밖에서 부르는대로 장수사진으로 이름을 붙였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건 생애주기 관점에서 좀더 죽음의 필연성을 포용하고 탄생 이후 이어져온 생명의 완성/완수점이 가까움을 기념하며 남기는 사진이길 바랐다. 그리고 주변 아끼는 사람과 함께 방문하여서 죽음이라는 두려운 이벤트 앞에서도 안정적인 마음을 유지하고 고마운 얼굴이 담긴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상품과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60대부터 영정사진을 각각 준비한 걸 보았다. 10년에 한번을 준비하셨고, 대체로 증명사진에 준하는 표정을 확대인화한 것 뿐이 안되었기 때문에 읽을 거리가 없었다. 그의 삶은 어땠을까, 사진으로만 유추한다면 밋밋했군? 이라는 반응 외에 무엇이 가능할까 싶을정도로.

장례식에 놓인 사자의 사진은 조문객을 향한 메시지이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상태로 삶의 완료를 준비했으며, 나는 이런 표정이었다. 나의 삶은 이런 표정이었다. 나를 방문해주어 고맙다, 나는 행복하게 살았고 그렇게 완주하였다. 나는 괜찮다, 이제 가겠다, 잘 보내주시오. 보내주는 사람이 편안히, 다행이다, 라고 여길 수 있을만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그게 장례식에 걸린 사자의 사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위안, 사자와 그의 가디언이 미래에 남겨질 사람을 위해 먼저 준비한 깊은 배려이며 다정함이다. 즉, 입말이나 글 대신 얼굴 표정으로 남기는 안녕의 메시지이다.

그러니 여기에는 나중에 영정사진으로 쓰일 이미지에 대한 이름이 필요했고, 나는 이를 삶의 완주/완수/완료를 준비하는 의미에서의 [완생]이라 붙여보았다. 바둑이 궁극적으로는 집을 만드는 프로젝트라면 완생은 끝날 때까지 살아있는 상태이다. 나의 사진으로 담을 삶도 그렇기를 바란다. 죽음마저도 다가올 수 밖에 없는 필연이므로 회피하지 말고 그마저, 그 직전까지 완전히 살아내는 용기를 갖고 함께 하길 바라며.

할아버지가 ‘올해가 내 아버지/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해이다’ 라며 은연 중에 불안함을 드러냈던 일을 기억한다. 할머니가 혼자 영정사진 준비를 위해 사진관을 다녀온 일도 기억한다. 늘상 죽음이라는 삶의 전환지점을 가까이 생각하고 친근하게 대하며 밥을 먹는 것과 다르지 않게 받아들인 게 아니라면, 이런 준비는 혼자하면 더 외롭고 무서운 일이다. 비릿한 맛을 느끼건 비애의 울음을 삼키건. 만약 죽음을 마지막까지 회피하거나 준비를 미루거나 혼자 감내해야 할 형벌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조각으로 보면 어떨까? 그 조각을 뺀 나머지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완성해간다면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나는 ‘완생사진’의 의미를 그런 관점에서 보고 있다.

메뉴판 사진

용기를 내서, 지금까지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에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만한 정보를 지우기 위해 얼굴 위에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네이버 예약 메뉴판에 사용하러 업로드를 했다. (내 사진은 그냥 쓰고)

우선은 이정도로.. 오늘은 이렇게.

완생사진에 대해서 더 잘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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