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 잠깐 기차여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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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트

내가 회사를 왜 떠났는지를 생각하고, 기회비용을 왜 치르기로 했는지를 더 생각한다.

결국은 아주 작더라도 내 터치가 일의 전면에 닿는, 그래서 조심스럽더라도 반의 반발짝 씩이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해내는.. 그러고 싶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위임을 받는 대상자가 되는 그 경험이 싫어서였다.

운신의 폭을 제한했고, 제약이 빈번했고, 협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잘 해내라는 압박을 동반한 위임을 받는 피로가 아주 컸다.

알아서 더 많은 일을 해야했다. 그것이 주는 신체적 피로가 쌓였고 내 시간은 거덜났다.

알아서 더 많은 일을 근면성실히 해내게끔 경쟁구도를 설정한다.

은근히 비교하고 은은하게 노력을 깔아뭉개고 니편내편을 가르고 앞말하고 뒷말하고..

그것이 부조리이고 사회의 맛이고 어느정도 그렇구나 했다.

일이 잘 안풀려서, 정확히는 윗윗사람 눈치를 윗사람이 보았고, 그 윗윗사람이 좋아할만한 것을 가져오라는 그런 류의 압박이 회의를 점유하는 가운데에 어느날 내가 반차였는지 연차였는지 쓰고 머리 비우려고 영화관에 갔다.

아껴놓고 결국 보아서 좋았는데,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슬랙이 띵 울렸다.

컨콜로 회의에 들어오세요.

곧장 그 휴가 중이던 오후에도 회의에 불렸다.

뭐 그렇게 중요한 얘기였을까? 아니.. 한명정도만 얘기하는..

겨우 쓴 연차..

회의에 불러서 한시간인가는 모두와 함께 들었고 (별내용이 없었다)

답이 없는 질문을 여러형태로 돌려가며 한시간인지 두시간인지를..

해는 저물고.. 집은 어둡고.. 컨콜..

그리고 그 때 내가 어느, 어느시점에 그 쥐잡듯 하는 과정에서, 도무지 못참고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그러고도 2년은 더 버텼지만.. 그 조직은 유난히 입사 처음부터 퇴사 때까지 그런 회의의 연속이었다.

나도 몰랐던 내 성향이었는데, 개인화된 시간이 부족할 때 평소보다 훨씬 긴장도가 높고, 이걸 조용히 안고 넘어가기 위해 매우 큰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

다시 그 때와 비슷한 스트레스를 먹고 온몸과 마음이 붓고 있다

속이 전에 없이 쓰리고 상체의 근육이 경직되는 게 느껴진다

부드러운 상태로 만드는 데에 일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다시 돌아가서는 안된다

다시 내 목표를 상기하고, 그 목표를 위한 길을 닦는데에 전념을 해야만 한다.

기차를 타고 오가다 퍼뜩 다시 생각이 났다.

몇 년을 더 살 수 있을지 모른다.

마흔을 넘길 수는 있을까?

하루하루가 정말 중요하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게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꼭 집중을 여기에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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