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 오늘 한 작업 정리. 햇빛사진관 광고 고민, 상품군 구축. 그리고 새 식구 니콘 z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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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사진관 프로젝트

홍보 고민

[1] 샵 프론트를 어떻게 할거야?

햇빛사진관의 공사과정을 슬쩍슬쩍 보셨던, 동네 주민분들이 이제는 홍보를 걱정해주신다. 며칠전엔 얼마인지 밖에 써놔야 하지 않을까요? 하여 맞는 말씀이다, 그렇게 하였다.

오늘은.. 써놓은 곳이 잘 안보이니 저 어귀에서 올라오는 시선을 생각할 때 유리창의 다른쪽으로 옮기는 게 좋지 않을까요? 라고 또다른 어른께서 말씀하셔서 궁리를 하였다.

유리창을 가릴수록 내가 볼 수 있는 초록이 적어지기 때문에.. 그래서 다른 방법을 떠올렸다. 아래처럼 입간판을 내어보는 건 어떨까?

계단이 좁아서 보통의 시옷자 형태는 어려울 것 같구, 대신 두 발이 있는 형태의 입간판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 움직이는 버스광고는 어떻게 할까?

1차 와이어프레임을 아래처럼 만들어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또 버스광고 디자이너 분께 전달하였다. 초록색은 사람들이 좋다고 꼽아준 시안이다.

그리고 광고회사의 디자이너 분께서 전달해주신 시안을 버스 광고 자리에 얹어보았다. 광고판 크기와 버스라는 움직임이 많은 환경임을 고려할 때 눈이 딱 가면서 시안성이 높은 에셋을 도출하려고 하는데, 저 파란색은 반응이 제일 안좋았다. 그 외에 대해서는 각각의 이유로 (가격정보가 잘 드러남, 사진의 분위기가 전달되어서 컨셉이 명확해서 좋음, 색이 아이덴티티를 반영하여 마음에 듦) 동점 상태이다. 아무래도 내일은 3개의 장단을 추려서 한번 더 시안을 작성하는 게 좋겠다.

상품고민

증명/여권사진

어릴 때 돌아보면 증명사진에 테두리가 있었는데, 내가 자르다보면 네 변 테두리의 너비가 같아지기 어려워서 바짝 짜르고 있다.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중국비자 사진 요건을 보니 테두리 없이 하라 그래서 안심을 했다.

가족사진

이제 아이가 다섯살 넘어가는 대학원 때 친구에게 가족사진을 언제 처음으로 찍었으냐고 물어보았다. 보통 성장앨범으로 시작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어서 얼마전에서야 한번 찍었다고 한다. 그럼 그 스튜디오를 선택한 결정적 하나는? 이라고 했을 때 ‘컨셉이 중요했고, 고전적인 분위기에 꽂혔다’는 답이 돌아왔다. 컨셉…

햇빛사진관의 컨셉은 무엇일까?

나는 맞춤형을 좋아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알아내고 그에 맞춰서 준비하는.. 하지만 이 경우에는 사진관마다의 이미 준비된 컨셉을 쇼핑하듯 비교하여 선택하는 소비방식이다. 그리고 몇명에게 더 물어봐야 겠지만 요즘처럼 사진 리스팅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쉬운 시대에서는 이 방법이 일반적일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햇빛사진관이 표방하는 가족사진은 어떻게 구성되지? 무슨 메시지를 어떤 이미지로 보여줄까? 그리고 이 고민은 나의 근미래 작업 방향과 맞닿는 지점이다. 이 고민을 하면서 초기 세팅 시간에 유관 공부를 하는 게 좀더 탄탄한 작업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내가 처음에 가족사진 프로젝트를 생각했을 때엔 오늘날의 가족형태 다양성을 조명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돈독한 1세대와 2세대, 이를테면 모녀, 모자 사진처럼 전체 가족이 아닌 가족이면서 유대관계가 깊은 두세사람을 중심으로 한 사진이었다.

여기서 좀더 생각을 발전시켜보자.

성장사진

오늘 친구와 얘기하면서는 성장앨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내가 그려주고 싶은 성장사진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나라면 아이의 꿈을 이뤄주는 사진을 하고 싶다.. 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꿈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는 정연두의 <원더랜드> 스타일이며, 아이가 즐겁게 촬영에 임하도록 아이 중심으로 화면을 꾸민다는 점에서는 Jan von Holleben 스타일로.

정연두 원더랜드 연작 중 하나
Jan von Holleben의 작업 중 하나

이걸 실행하기 위해선 이 성장사진 프로젝트에 참여할 대상도 필요하고, 이 사진 자체를 상품화할지 아니면 이런 사진을 만드는 과정을 교육상품으로 만들지 등의 고민이 앞으로 있겠다.. 엄마, 아버지가 함께 참여해서 만드는 게 좀더 의미있고 재밌는 기억이지 않을까? 또 한번에 여러 팀이 할 수 있을 것 같구.

문제는 ‘사는 경험’, 단번에 해결되는 경험을 중시한다면 워크샵이 아닌 사진상품으로 구축하는 게..

아니 그에 앞서서 더 중요한 건 일단 한두명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이런 접근을.

동네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당근으로 모집을 해볼까?

재밌을 것 같은데… 이걸 좀더 디벨롭해보자.

사진생활 관련

니콘 바디와 렌즈를 새로 들였다, zf + 26mm/f2.4 + 40mm/f2

시작

자꾸 나는 시작으로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고등학생 때 친구에게서 저렴하게 얻은 니콘의 f801s+24mm의 조합이 내 첫 (본격) 필름 slr 카메라였다. 그 조합은 꽤 나랑 잘맞았다, 손목이 강하지 않은 편인데 플라스틱 바디라 가벼웠고, 막 써도 부담없는 가격이었다. 매일 갖고 다니며 신중하게 컷을 만들었고, 수년 뒤 포트폴리오로 정리할 때에는 제대로 갖고 있는 사진만 300여롤 넘게 찍은 상태였다.

그리고 대학가서 언젠가 f100으로 바꿨다. 다들 f4나 f5 같은 다음 단계 카메라를 쓰길래.. 또 f5 같은 건 너무 어마무시한 존재 같아서, 나도 프로가 되어야만 한다는 선언적 구매 같이 느껴져 좀더 약한 버전의 f100을 샀던 것 같다.

그리고 곧 디지털 slr 카메라의 시대가 도래했고, 얼마 쓰지도 않은 채 내 집의 한 켠에서 그 물리적 자리를 차지하며 안친한 상태로 십오년을 지냈다. 여전히 안 친한, 어려운 누군가 같지만 그래도 데리고 왔다, 사진관으로. 데면데면한채로 오래 산 가족 같은 느낌.

필요한 게 뭐야?

니콘 캐논 후지, 이 셋 사이에서 돌고도는 나의 디지털 카메라 구매기는 만약 도큐먼트가 되어 있다면 십수개는 훌쩍 넘겠지만.. 전혀 남긴 바가 없다.

브랜드 단위로 인상을 노트하자면 니콘은 초기 사진생활을 담당했으니 고향이나 사촌오빠 같은 편안함이 있다. 캐논은 어쩐지 양보가 적은 깍쟁이 동료같은 이미지로 항상 일할 때 쓰던 브랜드이기 때문에 업무를 한다면 당연히 캐논, 마지막으로 후지는 가볍게 갖고 다니며 빠르게 막 찍을 때에 쓰기 좋은 카메라이다. 내게는 그렇다.

지금 사진관에는 이미 캐논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후지도 렌즈군이라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썼듯 내게 필요한 건, ‘내 생활, 내 작업’을 담을 매일 믿고 쓸 카메라..

구매해야겠다는 결심을 하자마자 사실 후지를 생각했다. 아직 렌즈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바디만 구매하면 바로 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바디가 성에 차는 게 없었다. 가지고 있던 후지카메라를 내보냈던 마지막 이유가 풀프레임이 아니어서 화상사이즈에 제약이 크다, 는 점이었다. 두번째로 LCD를 뒤집어 덮어 놓을 수 없기 때문이었고.

나는 여행사진 작업을 언젠가 대형프린트를 하고 싶은데 후지는 가벼운 대신 그 대형프린트물을 만드는 데에 다른 풀프레임보다 약간의 제약이 있었다. LCD를 뒤집어 놓길 좋아하는 건 내가 주로 뷰파인더를 통해 촬영하기 때문이다.

처음 후지의 x100t가 나왔을 때 바로 구매했던 이유도 바로 일체형 컴팩트미러리스임에도 slr이나 rf처럼 뷰파인더 촬영이 지원되었다. 나는 그게 좋았다

또 후지의 장점은 가벼워서 어디든 들고 다니며 찍을 수 있다는 점이기도 하다.. 그렇게 가벼움에도 한동안은 전혀 안들고 나갔다는 이력을 생각해보면 순전히 무게가 찍겠다는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지만.

다시 돌아돌아 생각해보자. 내가 원하는 건 풀프레임, lcd를 뒤집어 놓을 수 있을 것, 믿을 수 있는 화상, 캐논이 아닐 것 (일상에서 쓸 때에 그 유난한 렌즈의 무게감 또는 소재자체의 가벼움을 안좋아함), 미러리스일 것 (slr의 미러 무게를 싫어하고 미러 관리에서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다.). 니콘의 zf가 생각이 났다. 출시되자마자 신세계 본점에 가서 봤었는데, 당시 후지를 잡고 다니던 내게 그 바디는 너무 컸다.

그냥 사, 고민 그만.

재밌는 점은 구매결정 과정이다. 이제 캐논으로 어느정도 크기에 대한 영점을 조절하여 후지보다 크더라도 괜찮았으며, 또 자그마한 대신에 풀프레임은 아닌 후지를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나는 스스로에게 선택지를 주지 않기 위해 단숨에 니콘 zf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필요하니 그냥 지금 사! 모드를 켰다 (이미 예전에 확인한 바가 있으므로 디테일은 크게 기억 못하나 꽤 괜찮은 성능이었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 마치 사진관을 계약하던 날처럼 그 날 바로 중고거래 일정을 잡고, 맑은 하늘 밝은 햇빛 아래에 내가 인수할 그 바디가 충분히 또는 매우 필요 이상으로 멀쩡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렌즈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작업실에 그 아이를 데려왔다.

적당히 큼직하고, 내가 아는 그 전의 여느 니콘처럼 손이 닿는 부분은 보들거리며, 실상 중요한 프레임 부분들은 차가운 그 친구가 내 사진관에 왔다.

이 친구 입장에서는 처음 온 거지만, 내 입장에서는 마치 오래 기다린 누군가가 집에 온 느낌. 정확히는 내가 기다린 누군가보다는 그 누군가가 낳은 아이라든가, 그 누군가의 복제인데 매우 어린 버전이라거나… 그런 느낌이었다. 이상하지. 이렇게 무겁고 단단한 빌드퀄리티를 가졌는데, 내 눈에 이 카메라는 꽤 막 태어난 존재처럼 연약하게 여겨졌다. 조심 조심, 너를 안전하고 포근한 곳에 놓을게.

아마.. 내게는 새식구를 맞이한 셈이다.

일단 샀고, 그러니 필요한 걸 검색하여 추가하자.

그리고 주말 사이 이 바디에게 필요한 렌즈며 악세사리들을 찾아서 구매했다. 24mm는 구형이 있으니 컨버터를 물려서 써볼 수 있고, 나는 팬케익 렌즈를 선호하니 26mm와 40mm를 중고로 거래했다.

그리고 눈여겨 보았던 픽디자인의 클러치도 2차 구매를 하였는데,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아서 스튜디오에 있는 캐논에게 설치해주고, 캐논에 달려있던.. 10년 째 쓰고 있는 내 녹색 wrist strap을 니콘에게 달아주었다.

점차 내가 아는 니콘, 내 기준 카메라의 디폴트 버전이 내 눈앞에 드러났다.

나는 너에게서 무엇을 찾는 걸까?

마지막으로 15년 전에도 썼고 어쩌면 그 전부터 썼을 52mm 필터를 f100에 물린 24mm 렌즈에서 분리해, 새로 수령한 렌즈에 장착해줬다. 다 너무 깨끗한 그 바디와 렌즈에 내 손때가 묻은 악세사리를 하나씩 올린 셈이다.

티셔츠였다면 늘어난 목티일까?

테두리가 여기저기 쓸려 벗겨진 내 필터와, 오랫동안 믿고 써서 때가 탄 내 손목스트랩. 이것들이 달라붙자 카메라 정면에 내가 아는 앞모습이 나타났다.

까꿍. 나야. 하는 듯이. 오랜 친구 안녕. 인상이 낯설지 않다. 너라면 믿을 수 있지.

어깨 스트랩을 하나 사야겠다. 너는 크로스로 매고 다녀야겠어 어딜 가든 같이 가고, 무엇을 보든 바로 찍을 수 있게.

f100과 나란히 한번 보았는데, 그.. 바디의 촉감이 같았다. 놀라웠다. 신기해라.

어릴 때 같다.

이상하게도, 왜 마음이 울먹일까. 편안하다. 뭔가 믿음이 간다.

나는 무엇을 놓고왔던 걸까.

하나씩 찾아본다.

끝으로…

오늘 3-4시 경에 해가 좋아서 외출합니다 표지판을 붙여놓고 대흥을 한바퀴 걸었다. 온도는 적당했고 사람들 사는 모습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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