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대해
햇빛과 사람 시리즈에 대해.
2023년 가을의 타이페이 여행 때부터 사진 내에 사람을 좀더 많이 담기 시작했다.
큰 변화이다.
용기를 내었을까?
흥미를 가졌을까?
바라보는 방법도 그렇지만, A컷으로 픽한 촬영본 기준으로 더 많아진 게 특징이기도하다.
A컷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에게 A컷은 다른 사람에게도 A컷인 걸까?
벼룩시장에서 다른 작가님들이 가져가신 사진은 내 시간을 다른 사진보다 많이 투자하여 만졌던 사진이었다.
만지기 전이든, 만진 후든.. 그 A컷 그룹만 쏙 가져가셨다. 그 사실을 알게되자 놀라웠다.
좋은 걸 인지하는 눈은 비슷하고, 또 시간때와 눈길과 손길이 더 묻은 작업은 또 알아채진다.
아마도. 어쩌면 진짜로.
그럼 내가 무엇을 어떻게 다루고 투자해야할지는 명확하다.
더 좋은 작업을 위해서는, 나의 A컷을 잘 골라내고, 거기에 눈길, 손길, 시간, 고민을 투입하기. 곰곰히 바라보고 의미를 발굴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한번씩 눈으로 손으로 더 만지기.
A. 2023 타이페이 여행 전

























B. 2023 여행 중에


























C. 2024 서울.





사진관 프로젝트에 대해
- 햇빛사진관의 물리적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었다.
남은 공정은 수도, 공간조명 정도.
욕심이 들어 일을 부러 어렵게 갔다가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수제목간판 쪽. 기계가 나을뻔 했다.
그리고 미뤘지만, 가장 큰 변화를 줄 장치로 기대하는 건 어닝. 아이보리 밝은색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건, 약간 기울어진 바닥의 레벨링. 돈을 더 들여봐야 임차인으로서 과지출하는.. 그렇지만 나는 바닥의 수직수평에 예민하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도. 어지럼증이 새가구의 냄새 때문인지, 냉방기를 계속 틀고 창문을 닫아 산소가 부족해서인지, 바닥의 레벨링의 축이 틀어져 있어서인지는 하나씩 살펴보며 탈락시켜야 그 원인을 알 수 있을지도.
- 파이 때문에 헤맨 시간을 빼면 약 한 달 간 쉬는 날 없이 진행했다. 여럿인 듯 혼자였으며, 혼자인 듯 또 함께였다.
며칠마다 한번씩, 엎어지고 싶을 때에 누군가 찾아왔거나, 방법을 알려주었다.
신비주의로 포장하고 싶진 않다. 신경써서 손을 내밀어주어 주변에 고마울 따름이다.
- 촬영과 보정을 위해 책을 보고 정보를 저장하거나, 연습을 한다.
가장 낯선 장비 중 하나는 역시 와콤 타블렛이다. 손에 붙질 않는다.
새로 알게되거나 기억하고 싶은 배움을 여기에 갈무리 하고 싶은데, 에너지가 바닥이다.
- 또 야근을 밥먹듯 하는데, 해 질 때 가게를 나서지 않으면 새벽녘까지 머물게된다.
그러면 회사 다닐 때와 비슷하게 그 다음날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러니 야근이 힘든 것은 회사일이라서가 아니라, 그저 무리해서이다.
내 일이니 무리해도 괜찮을줄로 생각했지만 내 일도 나 다음에 발생한 무엇이다.
나를 돌보려는 의지와 행동이 내 일을 마무리하는 이유일 수도 있구나.
지속성, 존속성을 생각한다면 이기적인 게 아니구나.
체력과 기운이 있을 때에야 다른 사람의 일을 받아서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구나.
파이 사진으로 마무리.
늘 함께 있던 시간은 지났다.
혼자인 삶에 적응 중이다.
너는 나를 몇 달 몇 년 떨어져 살았지.
맥락을 모르는 너에게 나는 사라진 누구였을지, 기다리는 가족이었을지.
내게 드는 이 감정이 어떤 상실의 단계의 자연스러움일까.
파이가 떠날 때에 나를 많이 원망했을까.
아프게 해서 미워, 병원에 맡겨서 미워, 이래서 저래서 미워, 부족해서 미워.
이랬을까.
미안하다. 다 미안하다.
어쩐지 나의 사과는 언제나 늦고, 수신자는 모른다.
몸 속에서 메아리치는 죄책감, 미안함.

이쁜 내 고양이 가족.
나도 자연스럽게 거기서는 안아프니, 잘 지내니. 이런 말을 아침에 파이 유골함을 쓰다듬으며 한다.
이 과정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상한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현실을 인정하게끔 돕는 액션이다.
아이의 몸집이 우리보다 작다고 그 아이를 잃은 상실감도 그만큼에 수렴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