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빛나는 햇빛 (39): 2018년 가을 홍콩 3. /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 사진교실에서도 좋은 계조의 맛을 알려드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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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컬러, 절반은 흑백.

  1. 그림자 숙제에 대하여.
  • 지지난주 사진교실에서 그림자를 찍어보시라 과제를 드렸는데 반응이 안좋았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
  • 그래서 흑백모드를 키고 시도해보시라 지난주에 큐를 드렸다. 몇 분은 흥미롭게 여기시는 것 같다.
  • 다행. 조금씩 약간씩 바꿔서 넛지일만한 요소를 찾아보자.

2. 흑백경험에 대하여

  • 컬러만 찍던 경우에 흑백을 소개하면 흥미롭게 보시긴 한다. 흑백을 다루면서 여러 질문이 나올텐데, 이를 설명하다보면 존시스템과 같은 사진하는 사람에게 익숙한 프레임워크나 컨셉을 가져오기 쉽다.
  • 그런데 이런 컨셉을 너무 일찍 알려드리면, 그 컨셉이 장벽을 만들 수도 있다.
  • 장벽은 ‘어렵다’일 수도 있고, 그 프레임워크가 이렇게 했으니 그 정답에 맞춰야 한다는 ‘강박’일 수도 있다.
  • 어렵게 여기신다면 계속 다르게 접근하면 되는데, 정답에 천착하는 강박이 발생한다면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고민이다.
  • 이 클래스가 중장년층에게 쉽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잘 찍는 기조임을 생각하면, 이론의 내용을 경험으로 알리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 또 지금 찍어오신 사진을 보면 그림자는 찍었지만, 1) 주인공으로 두는 접근법이나 2) 적정노출값(EV)에 대한 이해는 아직 없으시다.
  • 단기적으로야 즐겁게 찍는 수준이라면 괜찮지만, 중기적으로 볼 때에 흑백의 계조나 노출적정값에 대한 이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흑백을 활용한 좋은 이미지를 만들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 하지만 이 수업의 목적을 다시 상기하자.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중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각자 가진 기기를 잘 써서 즐겁고 행복하게 사진을 찍을 정도면 된다. 그렇다면 다시… 마음을 먹자. 컨셉의 이름을 가져오지 말고, 원리를 경험할 숙제를 내는 쪽으로.
  • 흑백을 통해 빛의 계조와 명암비를 이해하게 되면 컬러사진이 확 좋아질 수 있어서 자꾸 욕심이 난다.
  •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 각 참여자임을 상기하자.
  • 조심하자

3. 아쉬운 점 / 장해물.

  • 참여자 모두의 환경이 같지 않다. 특히 기기 자체의 성능 (다들 다른 스마트폰을 쓰고, 그 기기마다의 능력치가 다르다)과 디바이스 디스플레이가 갖는 한계 (계조 표현에 있어서 왜곡이 심함)가 있다.
  • 그래서 스마트폰은 참 사진기로서는 쉽지 않은 장치이다.
    • 계조 커브가 자극적이면 결과물로서의 색상 표현도 그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표현될 수 있다.
    • 단숨에 보기에 극적이라면.. 보는 눈을 별달리 훈련하지 않은 경우, 그 이미지는 마치 잘 만든 것처럼 오해되기도 한다, 오 괜찮네, 하고 넘긴다. 리뷰를 하지 않는다. 와 ‘내’가 이렇게 ‘극적으로’ 찍었어! 자만으로 쉽게 넘어간다.
    • 자신이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므로. 인지와 피드백 루프에서 악영향이 있다
    • 암실로 치면 인화기에 몇호 필터를 넣으면 이미지 상의 표현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반복 실험하며 얻은 처치변인과 예상결과에 대한 값이 머리에 없는 상태에서 랜덤으로 아무 필터나 넣고 그게 자기 사진이고 자기 실력이라고 오해하는 것과 같다.
    • 이게 반복되면, 기기 디펜던시가 심해지고 기기로부터의 자립이 어렵다. 어느 장비를 갖다주든, 아니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 하시는 등 해도 잘 찍으려면 가장 기본에 대한 이해가 철칙이어야 한다..
    • 그래서 배우는 때에 보여지는 결과값의 계조가, 디폴트 상태에서 극단으로 치우치면 위험하다.
    • 계조는 넓고 고르게 잘 나와야… 한다…
  • 그래서 찍는 눈을 길러드리기 어렵다면, 자신이 판별할 수 있도록 보는 눈을 길러드리는 전략을 설정했다. 여러 작가들의 사진을 통해 ‘무엇을 왜 골랐고, 그래서 어떻게 표현했는지’ 를 반복학습 한다면, 자신의 촬영에서도 갈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하지만 수업시간은 너무 짧고, 시간 안배가 아직은 서툴러서 이 기획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 음악은 연습하는 만큼 들어야 늘고, 시각예술은 만드는 만큼 봐야 느는 게 있으니 좀더 타이트하게 진행하더라도 보여드려야 한다.
  • 그리고 전자 디스플레이 이상의 프린트의 맛이 있는데.. 그것도 알려드리고 싶은데, 이건 예산 문제로 아마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은 찍고 보는 정도에 그칠 것 같다. 아쉽다. (무려 어릴적 나의 우상 jeff wall은 시바크롬 프린트에 백릿을 대서 엄청난 디테일을 보여주셨다. )
  • 내가 힘이 있어서, 어디서 막 예산을 끌어오거나 기기 협찬을 받을 수 있다면 참 좋겠는데.
  • 길러보자 그 힘.


4. 파이 병간호.

내 생활을 전개하는 와중에 파이 입퇴원을 반복하고 새벽아침점심저녁밤 돌보며 워킹맘의 비애를 잠깐 체험했다. 우리 엄마와 내 (워킹)맘 친구들, 모두 존경한다.

그리고 파이에게 사슴고기를 먹였다. 내게는 꽤 힘든 냄새였는데 파이는 많이 좋아한다. 미래가 계속 있기를 바라며 다량으로 추가주문을 했다.

나는 경제학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 대신에 어둠 가운데 나타난 한줄기 햇빛이 곧 출구라고 여기고 희망을 품으며 따라가는 인간이다.

내 목표는 지금가진 사료 다 먹일 때까지 파이 살려놓기이다. 포기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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