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빛나는 햇빛 (04)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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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생각들, 오늘 읽은 책과 내일 할 수업, 장기적 불확신이 영향을 주기도 했다.

  • 사진을 의식적으로 찍다보면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주로 무엇을 눈으로 좇는 사람인지 알게된다
  • 내 눈을 잡아 매달아서 핀을 꽂는 광경이 무엇인가. 주로 익숙한 건 내 몸 뿐인 낯선 지역을 다닐 때에 되려 알게된다. 내게 인식되는 광경을 찍는 동안 나는 나를 본다.
  • 그러고 나서야 주로 그 시기의 내 마음과 닮은 모습들이 그 광경이었음을 안다.
  • 깨어지지 않은 마음, 온전한 어떤 형태라는 마음은 사람에게 없다. 그런 사람이 찍는 사진은 어떨지 모르겠다.
  • 사람은 누구다 저마다 깨어진 구석이 있다. 거기에 햇빛을 쬐어주는 게 창작활동. 그래서 내 사진과 저 사람 사진 묶음이 같은 모습일 수 없다.
  • 그 깨어진 부분은 성향과 상호작용과 경험으로 만들어지고, 필연적으로 다 다르기 때문에 한 개인을 한 개별적 존재로서 정의하는 수단으로 여겨볼 수도 있다.
  • 그래서 나는 인생 어느 때에는 무엇을 봤고, 지금은 무엇을 볼 수 있는 사람인가
  • 내 임시 두려움은 어디서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 한동안 사진을 안찍었다, 낯섦을 피했다. 빛을 쬐어주지 않은 시간동안 곰팡이는 아주 작게 스멀스멀 마음의 구석진 곳에 흡착된다. 햇빛 아래에 드러내어 펼쳐놓고 빛을 쬐어주자.
  • 그렇게 다시 물어보면,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길 바랐지’라고, 돌아올 답을 아는. 나는 이미 겪었다. (말이 이상한 것은, 지금의 머리가 혼란스러워서일까 아니면 이제 말을 조합하는 방식을 내 마음대로 하기로 정했나. 영어의 문법이나 표현 순서에 한국어를 갖다 꽂기도 한다. 영어에게도 그런 한국어적 표현을 씌우면 공평하겠다.)
  • OO을 하기 위해서라면 무엇도 내려놓을 수 있다고 혹은 어느정도의 고통과 불안이란 감내하겠다고 작년 겨울에 생각했다.
  • 그렇지만 아직은 ‘무엇’을 ‘왜’, 그리고 ‘어떻게’라는 질문을 묻고 글로든 말로든 제대로 답할 수 있을까. 매일 해볼까.
  • 찾아야 한다. 아주 작은 보석. 공중에 떠다니는 마음을 땅으로 붙잡아줄 거대한 중력을 가질 아주 작은 반짝이는 무엇. 내 존재의 추. 내가 잡고 갈 하나의 줄기. 돌아올 곳.
  • 언제든 돌아오고 기다릴 수 있는 일이며 가장 적은 고통과 가장 큰 수확을 줄 것이 약속되어진 일이라면, 그정도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무엇보다도 나다울 수 있는 나의 몫이며 그렇기에 내 것으로 여긴다면, 망설임을 등에 지고서라도 항상 그것을 수행하는 편이 낫다.
  •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알수록 세상에 덜 시달리게 된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중년의 밥이 청년 샬롯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이란 그랬다.
  • 내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조언도 다르지 않다 쨌든 눈 앞을 적확하게 보고 한발짝이라도 내가 본 방향으로 정확히 나아가는 일이란, 내가 뭘 보는 지 알고 있을 때에 생겼다. 의도한대로 간다. 명쾌하게도.
    • 자전거, 수영, 달리기, 피아노, 글쓰기, 생각하기, 말하기, 대화하기.
    • 종목에 상관없이 의도하지 않을 때면, 체간에 힘을 빼고 흐르는 대로 따라가려 표류한다면, 그를 의도했기에 바람에 물살에 피로감에 시간부족에 유혹에 노이즈에 따른다. 교란되고 헷갈리고 휩쓸린다.
    • 그렇게 삶이 흘러간 뒤에 남은 게 무엇이었지? (물론 이점도 있다)
    •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를 보상할 수 있는 건, 오늘은 행동을 교정해 결국은 지켜내는 것이다.
    • 36컷 필름을 아주 알뜰 살뜰하게 잘쓰면 40여컷 정도 된다. 26-28장을 넘어갈 때부터는 내가 무엇을 찍어야 할지 아주 예리하게 생각하게 된다. 오늘 남은 필름이 이것 뿐이 없다면, 하나 하나 선택할 때에 더 조심하고 또는 섬세하게 대한다.
    • 제약, 필요한 제약. 그래서 한 롤의 인덱스 밀착을 뜨면 어느 시점에는 각성을 했는지 사진이 유난히 좋을 때가 있다. 어느 형태든 제약이 있을 때에, 제약을 인식했을 때, 인식한 바에 따라 의도를 가졌을 때에 유난하다.
    • 시간도 돈도 여유도 지력도 체력도 마찬가지.
  • 나는 무엇을 의도하는가. 흩어질 복잡한 생각 대신에 글과 말로 답하자.
스크립트 중 밥(빌 머레이)가 샬롯(스칼렛 요한슨)에게 했던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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