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수업 후 알게된 점 (5/1 작성)
“여러분 나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요?”
— 참여자 11분의 응답. 대체로 입을 모아 사진은 기록용이라고 말씀
- 힐링, 하루가 풀리는 느낌이에요
- 사진은 기억이에요
- 사진을 찍어놓으면 그 날 어디 갔던 기억이 환기가 된다. 잘 찍은 사진은 자기만족이다.
- 홍보담당자라서 업무적으로 사진을 본다. 일상에서 사진은 기억하려고 남긴다. 기억에 남기려고 찍는 편이다. 나중에 일상을 되돌아보는 데에도 쓴다. ‘사진일기’처럼 게시용으로 쓸 경우 상황 중에 재밌는 포인트를 찾아서 찍는다.
- 사진은 인생의 기록이다. 일기를 직접 쓰기도 하지만 사진은 지나온 역사를 볼 수 있다. 개인 SNS를 하면서 사진을 활용한다. 풍경이나 꽃사진을 좋아하는데, 생활사진을 남기다보면 과거를 돌아보는 기억의 저장소 역할이 된다.
- 사진은 찍는 것! 외부활동 나가는 프로그램!
- 사진 찍으면 기쁨이 있어요, 내 눈에 괜찮은 사진은 남기고 아닌 사진은 지워요.
- 사진은 기억, 기록용이에요. 일할 때엔 기억해야 하는 걸 많이 남겼어요. 여행사진도 나중에 나보다 잘 찍는 사람이 찍은 걸 보면 되니, 나는 그냥 눈으로 보는 편이에요. 사진기를 들고 있는 시간이 아까워요.
- 사진은 타임머신이다. 1-2년 전 사진 보면서 추억에 잠기고 그 때로 돌아간 거 같아요.
- 사진, 꽃사진 좋았다.
코멘트가 나에게 남긴 생각
사진의 여러 속성 중 기록만 거듭 꼽힌 것이 새로웠다. 사진도 음악도 향기도 어떤 감각을 통해 내게 입력된 이벤트는 비슷한 자극을 주면 다시 기억을 상기 시킨다. 참가자에게 사진은 그런 처치용 도구에 가깝다. 그런데 일반인의 경우 향은 조향을 하지 않고, 음악도 작곡을 하지는 않는다. 좋은 향을 찾고 싶으면 시향을 한다. 좋은 음악을 듣고 싶으면 그런 곡이나 연주가를 찾는다. 그렇게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고 쌓아간다.
하지만 사진은 그 향유와 생산의 경계가 희미하다. 당장에라도 찍을 수 있고, 찍은 걸 바로 내가 볼 수 있다. 특별히 완성을 정의하지 않는다면 찍고 난 사진이 곧 완성이다. 이런 속성 때문에 거듭된 향유나 자신의 취향을 쌓기도 전에 촬영자는 완성품을 갖는다.
그러나 나만의 기준이 없는 만큼 의식적인 완성도 없다. 그래서 사진을 생산하는 과정이 거듭되어도, 계속 사진은 고만고만한 상태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사진으로 찍어놓은 게 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못하다’ 라고 한다. 한편 보통 말하는 ‘잘찍은 사진’에는 은연 중에 작업자의 의도가 간명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말이 없는데도 메시지가 읽힌다. 내가 받아볼 내용이 잘 정돈되어 있다.
사진은 사용이 극도로 쉬운 매체이지만, 사진을 단순한 기록 이상으로 다루며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 어떤 생각을 전달하려는지’ 그 의도를 시각적으로 담고자 한다면 아무래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연습의 기초단계에서는 본다는 행위를 통한 관찰이나 탐구가 주로 수반되는데, 이는 예술생산의 과정이기도 하다. 무엇을 보고, 왜 찍었는지를 생각하며 다음엔 어떻게 접근할지 복기하고 상상하는 동안 관찰력과 표현력이 빠르게 자란다.
어제 수업이 끝나고 기억에 남았던 말 중 하나는, ‘나는 예술보다는.. 사진을 잘 못찍으니까 기술을 늘려주세요.’ 였다.
‘무엇을 왜 어떻게’로 대표되는 관찰연습 없이 즉각적으로 사진을 잘 찍는 방법…. 글쎄… 그런 게 있을까? 어릴 때 했던 조명실기나 중급사진실기 처럼 스파르타 식으로 눈과 손과 마음과 머리에 인이 박히도록 훈련은 시킬 수 있지만.. 그러면 도망가실텐데…
내가 몇 년 간 겪었던 기술수업은 지루함을 버틸만한 동인이 필요했다. 그림을 배우던 때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맥주캔 라인 잡기로 집요하게 훈련을 시킨다고 해서, 사진 1장에 담길 메세지를 구성할줄 모르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라. 그동안 의식하지 못하고 틀어졌던 라인이 균형감을 갖고 상대적으로 멀끔해질 뿐이다.
분명 의식적 훈련은 무엇인가를 계발시킨다. 그러니 훈련의 목적과 훈련 1이 낳는 효과가 더 큰 걸 먼저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표현수업에서는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보는’ 눈을 훈련시키는 게, 즉 좋은 질의 관찰과 탐구를 경험하는 일이 먼저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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