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 후지필름 유저위크 포토페스타 2024 – 천개의 꿈 응모 사진 고르기 + 인생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시험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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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포토페스타 공모전(?)의 제출 조건 중 하나가 후지필름 카메라 촬영본이라서 물의 평화 작업본 중에 해당하는 것만 골랐다. 작업노트도 1000자 정도 요구되던데, 그것 역시 과하게 생각하지 않고 일전에 정리한글을 참고해 간단히 써서 제출했다.

오늘 스스로에게 너무나 실망스러웠던 날이라, 하나라도 테스크를 해내서 스스로 보상을 하고자 후다닥. (이유는 사진 아래에 적어놓았다.)

(이하 작업과 무관한 생활투덜, 오랜만에 일기스타일..)

  • 며칠 전 걱정했던 그 학교 시험을 완전히 못봤다.
  • 오늘 시험보기 전에 공부하다가 지금까지 겪은 적은 없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이 경험이 조금 낯설고 당황스럽고 창피하기도 하다.
  • 중요 현상은, 5시간 정도 집중해서 공부한 뒤에 30분 정도 쉬었고, 그 뒤에 다시 노트랑 책을 폈는데, 그 직전까지는 읽을 수 있던 글에서 어떤 메시지도 읽을 수가 없었다. 내가 보는 흰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자인데, 안 읽혔다. 어떤.. 해석을 할 수가 없었다. (조금 무서웠다) 수학기호가 어 번데기다! 이런 느낌. 숫자 뿐만 아니라 한국어도 영어도 그랬다.
  • 그리고 뒤로는.. 그 동안 공부했던 게 머리에서 출력이 안되었다. 시험지를 받아들고 너무 혼란스러웠다. 아는 문제고 풀었던 건데, 말로 쓸 수가 없었다. 뭔가 어디서 꼬여서 꽉 막혀버린 느낌이다. 개념이 구분도 안되었다. 나는 어디 막다른 길에 있다.
  • 문제를 목소리 없이 입말로 읽고 물었다. 머리에서 답했다. “몰라. 지금 읽는 문제가 무슨 뜻인지 몰라, 수요함수가 뭐야? 모른다! 알지 못해! 세상에 그런 게 있어? 어떻게 그 다이내믹을 이렇게 단순하게 한두개의 파라미터로 좁힐 수가 있어? 그렇게 단순화한 논리를 왜 이렇게 복잡하게 쓰는 거야? 왜 항을, sides를 왔다갔다 해야해? 컴퓨테이션 할 수 있잖아! 그런데 그 단순한 게 너무 어렵다. 어떻게 이런 극단적 경쟁에 뛰어들고 여기서 생존할 수 있어? 몰라, 현실과 달라. 이 스케치북은 혼란스럽고 생각이 무거워. 나 안 해. 나 뻗었어. 이 세계관도 이 문제도 이해 못하니까 풀이 방향도 몰라. 뭘 줘도 모르니까 나 일시키지 마 에퉤퉤” 파업인가
  • 국민학생 시절 산수 쪽지시험 중 10점 맞은 날이 한번 있었다. 처음으로 하는 세자리 두자리 곱셈이었는데. 그 날만큼 당황스럽고 너무 괴로워서 눈물이 찔끔 났다.
  • 아직 그 지식이 내 것도 아니고 스쳐가던 걸 잡아서 잠깐 갖고 있었는데, 마치 비눗방울이었던 듯 사라졌나보다. 뉴런과 뉴런사이 브릿지가 생성되다 말았나보다. 연습이 더 많았어야 했는데 너무 부족했다. 나는 훈련형 인간, 퀴즈 더 많은 퀴즈가 필요해. 더 여러날에 걸쳐 조금씩 공부했으면 괜찮았을 것 같다.
  • 어쩌면 이 낯선 접근법을 취하는 과목에 대해 내가 너무 걱정하면서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얼마나 걱정했던지 오늘 아침 꿈에는 세상 잊고 있던 예전사람이 나와서 위로했다.
  • 왜 걱정했냐하면.. 우선 나는 사고실험을 힘들어하고, 수가 아니라 알파벳에 기반한 추상사고를 할 때 식의 전개가 반복될 때 집중력이 낮아진다. 의미나 가치를 바로 알아보지 못하면 힘들어한다. 한편으로는 편미분을 실수하지 않을까도 걱정한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났다.. …… …왜….? 대체 왜?)
  • 돌아보면 매터리얼을 너무 많이 참고했다. 이 과목 내용들이 좀처럼 쉽게 이해가 안되어서, 좀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찾아 헤맨 것인데, 그게 역효과. feeding 에 마음이 급했고, 뇌가 뱉어낸 것인지도.
  • 산업조직의 경제학 책이 이 학교보단 연세대 중도에 몇권 더 있어서 거기서 여러권을 봤다. 다들 풀이도 조금씩 다르고, 쓰는 용어(표기나 abbrv.)도 같지는 않아서 여러 형태로 인풋이 들어온 게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 것 같다. 내 필기, 선생님 수업노트, 교과서 국문, 교과서 영문, 좀더 쉽게 풀어썼다는 교과서 국문 두권, 워싱턴 주립대 웹사이트에서 찾은 슬라이드랑 개념확인 퀴즈(남겨놔줘서 고마워요 Eric Dunaway…) 까지.
  • 돌아보니 너무 많다. 그리고 내 필기를 보면 식의 전개를 따라는 썼는데, 그 의미를 정확히 보여주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그리고 종종 잘못 옮겨쓰기도 했다. 식의 전개를 따라쓰기 보다는.. 아효 뭐 어떻게 해야할지.
  • 우선은 전개를 따라가기 좋게 편집되어 있는 WSU 매터리얼을 써서 복습을 해야지…
  • 이 지식들이 모여 어떤 연구가 벌어졌는지 맥락에 관심을 두고 다음을 이해했으면 더 편하게 받아들였을 지도… 또는 이 시나리오들이 어느 맥락에서 나온 건지 알아보면서 관계를 이해해보자.
  • 아… 아 창피해!!
  • 이 창피함은 마치 마치, 콩쿨에서.. 아니 콩쿨도 아니고 그냥 발표회에서라도, 악보를 긴장한 상태에서 제대로 못외우고 무대 올라갔다가, 첫 몇마디 지난 후 틀린데서 리핏하다가 그냥 내려온 느낌이다. 찝찝하고 답답하고 눈물이 찔끔이다. 근데 이유는 안다, 그냥 모르기 때문에 그런거다. 모르기 때문에. 손에 귀에 음이 안붙었듯, 머리에 그냥 이 과목의 어떤 사상이나 모델이 이식이 아직 안된거다.
  • 그러니 즐겁게 계속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그렇게 해서 몰랐던 상황에서 조금씩 더 나아지면 된다. 어떻게하면 나아지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모르는 그걸 알게 된다면, 앞으로 내가 세상을 이해할 때 무슨 도움이 될지를 상상해본다.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한다. 그게 다다.
  • 이것은 사진이나 영어나 피아노나 수영이랑 다르지 않다 궁금해하고 살펴보고 들여다보면서 적셔내야한다 지금 내가 서있는 위치는 도레미파솔라시도와 도미솔 파라도 시레파 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외우는 상황 같은 거다.
  • 왔다갔다라면.. 이런 생각도 한다. 앱스토어 플랫폼 두곳은 무슨 경쟁일까요? 비슷한 도메인의 앱에서 IAP 구성가격이 비슷하고 유저도 주거니 받거니 하면 무슨 경쟁일까요…? 지금의 앱 생태계는 무슨 시장으로 봐야하나요….? 그럼 그거 조사하면 진짜 이렇게 나올까…..? 이런 생각으로 자꾸 뻗쳐간다. 나는, 그렇게 자꾸 생각 안에서 헤맨다.
  • 이 과목의 생각 안에는 아직 나 혼자만 들어가있고, 어떤 상호작용이 안된다. 음… 나는 상대적으로 보는 과정(이론-실증.. 주장-증거, 퀴즈-해답, 국-영문 번역, 숫자-언어 설명, 그게 뭐든 비교하며 왔다 갔다하고 범주를 자꾸 줄여가며 뾰쪽하게 만들거나 반대로 점프하거나 확장하며 이해한다.) 에서 내용을 파악하는 편인데, 여기엔 사고실험 같은 하나의 대상만 있다. 그리고 그게 나를 외롭게 한다. 타인이 설계한 사고실험의 정답을 따라가는 건 아직 어려운 일이다.
  • 사진작업처럼 경제학공부도 매일 노트를 써야 하는 게 아닐까.. 경제학 어렵네~ㅠㅠ…
  • 근데 이 어려운 게 사고관의 탑재가 어렵고 이런 게 아니라, 그들이 쓰는 언어와 문법 툴링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저며지는 느낌이다. 새 코드 언어 배우는 느낌인데 뭔가 레거시와 베리에이션이 많아서 하나를 콱 찝고 가야해. 다르게 생각해보자면 접근법과 툴을 배우는 건 내가 꾹 참고 잘하는 거니까 또 해낼 수 있다.
  • 괜챠나 괜챠나 당혹스러웠지만 괜챠나 툭툭 털고 일어나서 다시 하면 되지. 그치 사람들이 쌓아놓은 지식은 도망가지 않는다. 내가 대해야 할 재료를 잘 살펴보고, 하나씩 냄새맡고 씹어보고 맛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이 요리한 방법을 연구하고, 내 식대로 요리해서 먹자.


이러고도 아직 중간이 안끝났다니… 또르르…

먼저 내일은 프랑스 문화예술교육 사회/학교 버전 따로 정책 정리해서 늦지 않게 제출해야 한다. 그래도 이건 일주일동안 조금씩 써서 이제 함의점만 쓰면 된다.

또 복지관 교육할 때 참고할 프로그램들도 찾을 수 있어서 약간의 수확이 있었다.

그리고 복지관에서 진행할 사진 교육 프로그램 4주치 공유하고 틈틈이 매터리얼 만들어야 한다. 직전 담당자분의 교육이 컴포지션에서 끝났기 때문에, 그걸 응용해서 스토리텔링하는 연습으로 풀어볼까 하는데.. 신체적 제약을 고려해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내면서 혼란스럽고 기분이 약간 가라앉을 때엔 속으로 라장조를 생각하며 A에 키를 맞춰 허밍한다. 허밍하며 내 후두를 살짝 움직이고 그 숨과 음에 나를 맡긴다. 그러면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주 유난히 힘든 핑계가 있을까, 찾으려면..

월요일에 집 고양이가 또 아파서 애를 들고 아침부터 뛰어다녔다. 이번엔 구토를 하다가 힘이 너무 들었는지, 몸의 중심을 못잡고 자기 토사물 위에 벌러덩 넘어졌다. 그 이후로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새에 잘못될까봐 너무 신경이 쓰인다. 고양이는 발치에서 주로 자는데, 자다가도 내 발로 애 허벅지를 만졌는데 반응이 없으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잠이 확 달아난다. (파이는 심장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태라, 하지가 차가워지지 않는지 신경쓰고 있다. 우리집 고양이 파이 이름이 이 동네에서는 이윤이라는 의미란다.. profitability index를 따서. 귀엽네)

아무리 그래도, 이번 주말에는 점검을 좀 하고 제대로 공부와 작업을 중심으로 삶을 전개할 수 있도록 정비해야한다.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정리하고 다듬고 잘라내자. 3월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집중을 흐트리는 작은 것들, 시간이든 집중력이든 좀먹는데 무시하던 것을 확인하고 소거해서 삶을 정돈하자.

그래야 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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