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식물과 초록 (19): 19년도 스리랑카 3 / 사진 프로젝트 대주제와 이름 확정 “Sensor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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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벽까지 깨어있는 채로 쓴 글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다. 컨셉 초안 도출까지의 고민을 남기기 위해서 작성.)
  2. 오랫동안 부정했지만 결국 받아들인 사실이 하나 있다.
  3. 나는 예민하다.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내 감각은 주변 자극에 항시 열려있고 활동적으로 탐지한다. 이 정보들은 나와 세상 사이 경계가 없는 듯 내게 흘러 들어온다. 들어온 게 사람 감정이면 내 감정도 그에 감응한다.
  4. 스스로 내면을 감각하고 경계를 설정하지 못하면, 이내 내 몸에 내가 없고 주변 세상이 있다.
  5. 직장생활하던 시절에는, 이 열린 감각 때문에 피곤했고 마음도 덩달아 자주 소용돌이 치거나 휩쓸려갔다.
  6. 힘든 시간이면 종종 마음이나 감각에 “빗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곤두서고 뻗친 감각의 촉수와 마음의 뾰쪽하고 거친 결을, 다정하고 슬렁이는 빗질로 잠재우길 바랐다.
  7. 2023년 6월 23일 기록에 따르면, 나는 출근길 버스가 남산 순환로를 돌아나와 한남동 방향으로 미끄러지듯 빠지는 순간에 불현듯 “센서리 컴포트” 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만약 내가 비즈니스를 한다면, 한껏 예민해져 너무 많은 정보를 감각하는 상태를 다독이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
  8. 요즘 지난 몇 주 간 내면에서는 ‘내가 지금 무슨 사진을 고르고 있는 건지’를 물었다. 지금 이런 느낌으로 왜 하려고 해? 바다와 물 다음에 식물과 초록을 향했는데 그게 종합적으로는 어떤 의미야? 그 다음 대상은 뭐야? 햇빛? 그 선택들을 꿰는 하나의 ‘실’은 뭐야?
  9. 처음에는 남의 말을 빌려 ‘행복감’이었고, 점차 내 단어를 꺼내보면 ‘평화’, ‘위안’, ‘쉼’… 그리고 흘러 흘러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 ‘곤두선 감각이 (그냥 좀 잠깐) 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생각까지 도달했다.
  10. 즉 편지 작성자가 수신인에게 “잠깐 한숨 돌리기” 라든가, “한소끔 끓어올랐던 열기를 식히” 라며, 잠시 머문 눈길 덕에 마음이 편안함을 느끼길 바라며 내 사진 이미지를 고르는 것을 은연 중에 상상하고 있었다.
  11. 오늘 샤워하던 중간에 이 개별적 고민들이 랑데뷰를 했는지 내 속에서 “Sensory [ ] Photos” 라는 컨셉이 떠올랐다. 감각과 사진을 연결하는 공란.
  12. 공란에는 무엇이 들어가나?
  13. 먼저 보는 사람의 감각을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manipulate 하거나 stimulate 하는 사진 (즉, 감각 ← 사진: Sensory Calming이나 Comfort되는 사진, Sensory Activation하는 사진)
  14. 또는 여러 감각정보를 시각으로 전환하는 사진(즉, 감각 → 사진: Sensory Substitution).
  15. 이 고민을 한국말로 써보자면 “감각 [ ] 사진”인데, 감각에 위안을 주는 사진, 감각을 깨우는 사진, 감각을 전환한 사진정도가 될까? 이를 말로 이쁘게 푸는 것은 좀더 고민할수록 나아지겠지.
  16. 2월에 진행했던 물의 평화 (대양감)과 이번 식물과 초록 시리즈는 주요 자연물(또는 현상)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Sensory Calming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제작 목적인 셈이다. 지금 고르는 ‘자연물(현상)’은 뇌과학 연구를 통해 우리의 부교감신경계 활성화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것들을 우선은 중심으로, 그리고 내 경험적으로 추가하는 것들이 있겠다.
  17.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바로 도메인을 하나 샀다. SensoryPhotos.com 구매만 하고 아직 연결된 페이지는 없다. 이제 하나씩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해야지.
  18. 오늘 밤에 [나], [내가 본 세상을 다룬 내 사진], [내 사진을 소화해줄 세상]. 이 셋 사이를 잇는 하나의 긴 실, 그 꼬다리 실밥을 낚아챈 것 같다.
  19. 충실히 인내하며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응원과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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