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15년 1월 오키나와: 바다와 편도체와 안정감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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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해

2015년 1월, 첫 스타트업 취업 후 인도로 가기 직전에 일주일 간 오키나와와 도쿄에 다녀왔다. 오늘 사진은 나하에서 시작해 중서부 산간지역의 축제를 거쳐 북쪽의 츄라우미 수족관으로 향하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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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주제에 대해: 바다와 편도체와 안정감

  • 앞서 #114에서 주문한대로 사진을 고르기에 앞서, 주제를 한번 더 좁힌다. 그러니까 큰 주제는 여전히 자연-도시-인간의 삼위일체(?)는 맞는데, 어떤 자연일지를 나누는 것이다. 여기서는 미셸 르 방키앵 (2022)의 <자연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을 참고하였다.
  • 먼저 방키앵은 자연에 대해 “인간이 창조한 것과 인간이 자연에 가한 모든 변형을 제외한 총체적인 세계”로 정의하며 이는 인공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자연현상과 생물체를 포함한다.
  • 저자는 프랑스 보건 연구소의 소장으로 신경과학을 연구하며 척추와 뇌 전문이다. 코로나가 오기 전 2017년 안면마비가 와서 교외로 떠나 침묵수행을 하며 그 효과에 대해 글을 쓴 것이 첫 출판이었고, 이 책은 코로나 격리시기에 영감을 얻어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비자발적 감금상태였던 파리시민에게 자연의 효과에 대해 골똘히 고민했던 듯 하다.
  • 그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 자연은 필요하며”, “인간은 자연이 만든 경관 앞에서 치유된다”가 아닌가 한다. 방비앵은 자연의 효과로서 우리에게 근본적인 가치를 찾게 해주는 것과, 우리를 에너지로 채워주고 걱정과 내적갈등을 잠시 중단시킨다는 사실을 꼽았다.
  • 그는 이 책에서 자연이라는 묶음의 요소로서 숲, 바다, 물, 새벽, 색깔, 식물, 리듬, 동물, 흙, 산, 별 등을 다뤘다. 이 중에서 그가 꽂힌 것은 바다의 푸른색인듯 한데, 나머지는 ‘이미 알고 있었으며 좋아했다’ 라는 톤이라면 바다와 그 푸른색의 효과에 대해서는 상당히 놀라운 톤으로 다루고 있다. 이것은 ‘바다’라는 지역적 특수성이 조사를 용이하게 해주는 면도 있기 때문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샘플을 나눠서 연구하기가 좋을 수도.)
  • 바다가 만드는 풍경이 안정감을 주는 이유는, 바다 앞에서 본능적으로 어떤 위험도 감지하기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파도의 단조로운 선율은 위협적인 자극에 즉각적으로 방해하는 것이 없으며, 이런 안심을 주는 환경에서는 편도체가 완전한 휴식을 취하게 된다.
  • 보통은 자극이 감각→시상→피질→편도체로 움직이는 게 정상인데, 도시 안에서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강렬한 자극에 대한 경계 때문에 시상에서 편도체로 즉각전달되고 과활성화 되는 반면, 바다 앞에서는 그 경계를 내려놓고 편도체가 쉰다는 것이다. 즉 위협요소가 보이지 않는 너른 바다 앞에서 편도체의 경계상태는 무장해제하며, 이는 완전한 종료 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기존 스트레스의 해로움을 상쇄하는 것.
  • 더불어 파란색의 경우, 보는 것만으로 생리학적 변화가 발생한다는데, 푸른빛에 노출되면 피부의 전기 전도율이 올라 땀샘작용의 감소가 나타난단다. 이건 곧 이완효과를 뜻하고 피부 저항력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또, 파란색을 보면 혈압이 낮아지고, 호흡속도나 심박이 느려지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는 인지기능을 자극하여 집중력 향상에 관여하는 망막색소 멜라놉신이 푸른빛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 이런 파란색을 잘 쓴 작가로는 Yves Klein이 있다. 파란색 모노크롬으로 작가생애를 다 채운. (링크)
  • 두 챕터에 걸쳐 [대양감]이라는 흥미로운 개념 하나를 소개 받는데, 이는 물과 하나가 된 듯한 감각의 착각을 가리킨다. 물에 들어가 있으면 자신이 확장되는 듯하거나 내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도 포함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 대양감에 대해 “파도와 조수의 움직이으로 끊임없이 흔들거리는 바다는 그 어떤 것보다도 근원에 대한 감각을 살찌게 하는 순간적 운율을 나타낸다. 수평선이 소실점이 되는 바로 그것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실제로 저 수평선이 소실점이 되는 그곳까지 홀로 가서 만끽하기엔 제약이 있으나 (작년 봄에 바다 수영을 하다 저 멀리 간사이 북쪽의 일본해에서 우리 동해로 떠내려 올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크게 느꼈다), 그것이 안전한 대지에서 망망대해를 보므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수긍이 간다. 소위 바다보며 멍때리는 우리의 마음에 내가 저 파도 또는 바다이고, 저 바다가 혹시 나일까 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그대도 대양감을 체험한 것이 아닐지.
  • 여튼 그의 책에서 숲, 바다부터 색깔과 흙, 산.. 등도 다뤄졌으니 앞으로 나는 하나씩 격파해갈까 한다. 우선 이번에는 바다부터 시작해보자. 그걸 기념하며 오키나와 여행사진을 리뷰하여 올려놓는다. 다들 파란색을 보시고 이완이 되는가? 파란색도 다양한데, 바다+대양감+이완이라는 키워드에 엮어서 어떻게 꺼내볼까 고민하게 된다.

#114에서 지정한 앞으로 할 일의 일정변경

1) 다루고 싶은 테마를 생각나는대로 추린다 (내일 일요일에 이거 해라)

2) 그 테마 중 ‘먼저 할 것’을 고른다 (월요일 작업 시간에 이거 해라)

3) 그 테마(‘바다’+’대양감’+’이완)에 맞는 사진을 몇 장 추린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에는 이거)

4) 그 중에 연초에 주고받기 괜찮은 사진을 고른다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에는 이거, 그리고 편집해서 맡겨라)

5) 그 사진을 왜 좋아했는지 생각하며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연하장을 쓴다. (24W05에는 이거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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