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중후반에는 길에서 사진을 찍기를 즐겼다. 나중에 배운 말로 캔디드포토 스타일이었는데, 실내파보다는 실외파였다. 이런 사진에서는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을 찍는 양이 많았다.
아는 사람은 ‘잘 찍으려고 (그사람 마음에 들법한 사진)’했다면, 모르는 사람일 때엔 ‘내 눈(마음)에 꽂혀서’ 찍는다
그래서 나는 모르는 사람들이 더 편했는데, 그 여러 사람들이 각기 자기 나름대로 살고자 애쓰는 모습들과 그 흔적들도 좋아했다.
일에 열중하는 사람, 쉬는 사람, 약간 흐느적대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 잡담하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스쳐가는 사람.
또는 그들이 만든 흔적들, 정리가 안되었거나 완벽하거나 그 가운데거나 어떤 패턴을 가지고 쌓였거나 우연히 무게의 균형을 맞췄거나
그러다보니 주로 길 위의 노동을 보게 된다. 고통과 피로함과 투입된 시간과 고됨 위로, 그 움직임에서 오는 존귀함이 있다.













작업고민들
다음주부터 생활 일정이 변경되어서 사진 작업시간을 밤에서 낮으로 옮겼다. 매일 1.5-2시간 정도 배분.
지금까지는 편집을 시작하고 작업노트를 쓴 뒤에 남은 시간에 사진엽서랑 가족사진을 배치했는데, 편집모드에 들어가면 잘 못빠져나와서 고민이다.
사진엽서와 가족사진 먼저 → 남은 시간동안 초치기처럼 빠듯하게 편집을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지도.
아… 모르는 사람 찍고 싶다! 꽃 찍고 싶다! 아는 사람을 잘 찍으면 좋은데, 요즘엔 다들 사진 찍히는 게 너무 익숙하여 렌즈(너머의 나)를 바로 보기 마련이라 편집하면서 내가 너무 부끄럽다. 연습이나 전략이나 방향이 필요하다.. 찍고는 싶다.
새로 알게된 사실
= 나는 산책이 아니라, 발로 밟아가며 머릿속에 지도 그리길 좋아한 것
내게 모르는 동네 산책은 아주 작은 단위의 여행이다.
모르는 동네에 가서 지도를 한번 보고, 카메라 한 손에 쥐고, 걸으면서 머릿속에 지도와 그 건물들의 위치, 길의 흐름, 구역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사람들이 모여들며 어떻게 이 구획이 형성되었고 성격을 띄게 되었으며 영역이 퍼져나갔거나 줄어들었는지 상상하는 것이 재밌다.
며칠 전 우리 고양이 심장검사 받으러 모르는 동네의 좋다는 병원에 갔다. 짐을 간편히 갔기 때문에, 고양이가 장시간 검사받는 동안 소일거리 할 게 없었다. 그냥 산책차 나왔는데, 영 모르는 동네라 우선 지도앱을 키고 동네를 분석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저 지점까지의 방향을 대충 점찍은 다음에 눈 앞의 길을 파고들면서 몸을 옮겼다. ‘어 막혔다,’ 그렇담 돌려나와서 다시 다른 길을 시도한다.
그렇게 머릿속에 차곡차곡 지도를 그리고, 구역마다의 성질을 파악하며 영역을 간단히 분류한다. 여기 사람들이 쓰레기를 어디에 모으는지, 이 시간대엔 어떤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는지, 건물들은 어떤 경향으로 지어졌는지, 어디서 어디로 흐름이 만들어져있는지를 그 평면도 위에 레이어로 쌓아가며 계속 걷는다. 그러다 어떤 경향성이 짙은 구역에 툭 성격이 다른 신식빌딩이 올라와있으면, 이걸 여기에 지은 사람은 무슨 가능성을 본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그게 재밌었다. 고양이는 검사받는데 그런데에 신경이 팔려서 시간이 빨리 갔다.
지금까지는 내가 그저 걷거나 산책하길 좋아한다 오해했는데, 더 정확하게 보자면 [길의 모습, 거기서 일어나는 일들, 주변의 모습, 위를 오가는 생명들, 무작위적 사건들, 패턴들]에 큰 흥미가 있었고 그래서 그저 길을 오가며 그곳에 익숙하여 뭐든 자동모드로 척척 해내는 사람들 관찰하기를 즐겼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집중하는 사람들 위로 떨어지는 햇빛은 정말 아름답다.
돌아보니 내 여행사진은 거의 이런 모습 아니던가?
마찬가지로 거대하고 복잡한 빌딩 사이나 그 빌딩 내부(쇼핑몰이나 주거용 컴플렉스나 대형 캠퍼스 안)를 발로 걸으면서 길을 알아내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 빌딩 안쪽을 채우는 빛이 대부분 인공광일 때엔 사진을 잘 못찍겠다.
음, 그렇다면 산책이 아니라 야외 탐험을 좋아하는 건가, 생각해볼법도.
+ 우리집 고양이의 건강상태
먼저 심장 크기가 몸집에 비해 아주 큰 편이라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심장 내 혈류압력, 두께 등도 정상범주라서 아직은 괜찮지 않을까 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켁켁거림이나 새액새액 거림은 천식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다음 할 일은 자는 동안 숨을 얼마나 빠르게 쉬고 있는지 추적하는 것, 그리고 다니던 동네 병원이랑 상의하여 천식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다.
노묘로 접어드니 챙길 것이 하나씩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