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사진엽서와 방명록과 10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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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사진엽서 출력물

(이 사진의 색감은 실제 출력물과 다르다)

오른쪽 하단 100*130 사이즈 세장은 작년 제주여행에서 찍은 것이다.

나머지 큰 사이즈가 이번에 프린트한 것이다.

큼직하게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톡톡한 종이 두께도 마음에 든다.

이렇게 여러 사진을 두고 볼 때가 좋다.

시차를 두고 찍은 여러 사진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다.

무엇을 보았고 선택하였고 저장했는지 돌아보는 성찰적 시간인지도.   

관찰자적 시점으로 배운다.

이렇게 한번에 보니 건물 위 작은 네모 창, 그것도 단색으로 꽉찬, 에 꽂히는 내 습성을 새로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야생의 꽃이 좋다. 계속 찍어놔야겠다.

이번 사진엽서는 피아노 선생님께 처음으로 드렸다, 이별의 선물. 왜 판매하지 않냐고 물어보셨던가? 나도 그 부분이 스스로.. 답을 잘 하기 어렵다. 할 생각이 들지만, 시장에서 외면 받을 가능성을 크게 생각하는 것 같다

방명록 신설

엽서를 드리던 때에 피아노 선생님이 내 웹사이트에 글을 남길 수 있냐고 물어보셨다.

필요한 것 같아 오후에 수업 가기 전 잠깐 짬을 내 방명록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 직후에 오랜 친구 김지현이 글을 남겨주었다.

너무 반갑다.

또 누가 이 웹사이트를 들렀을까 궁금하다.

한 곳에서 교차하는 경험치

금융정책론 수업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신뢰이슈를 다루었다. 세부적으로는 제로금리하한에 답보했을 때에 직접적인 양적완화 전략과 더불어 공중이 경제정책에 대해 credibility를 가질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했을 때(forward guidance)에, 효과가 좋았다는 것이다.

흥미로웠다. 그렇담 어떻게 하면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 정확히는 중앙은행의 개선의지에 대한 공중의 믿음 수준이 높아지는가? 그런 연구가 있나? 예전 커뮤니케이션 공부할 때 생각해보면 정치컴은 있었는데, 경제컴은 못들어봤다.

최근 행동경제학 수업에서 배운 게임이론과 회사에서 리텐션 강화를 위해 쓰던 인센티브 제도, 예전 석사과정에서 배운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효과들, 요즘 배우는 거시-미시경제학… 나의 여러 과거가 교차한다. 결국은 이렇게 만나는지도 모른다.

시간 느끼기

낮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도파민과 시간개념의 영상으로 나를 안내했다. 어라 싶었다, 그 주제가 내가 꽤 오래 골몰했던 것이라서 반가웠다.

올 초, 물리적 시간과 내 뇌가 시간을 인식하는 데에 갭이 생겼다. 아직도 완전히 맞지는 않는다. 느껴지는 시간이 물리적 시간보다 좀더 길다. 10월 한 달은 30일이지만 40여일정도의 느낌이다.

계기는 봄부터 휴직을 했기 때문인데, 성인기 최초의 장기휴식 이었다.

휴직 첫 두달은 물리적으로 2일을 살았는데, 마치 7일을 산 것 같은, 1주일을 살았는데 4주를 산 것처럼, 5월 초에 들어가는데 마치 벌써 8월인 것처럼 느꼈다.

그러니까 10년을 하루에 8-16시간을 자동화 모드로 살았더니, 매일 중에 신선한 자극인 시간은 아마 충실하게 계산해도 1시간 정도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간동안 내가 회사용이 아닌 나로 살아있던 시간은 아마 한달을 기준으로, 24시간+주말8일 정도. 즉 1:4정도이다. 그 비율을 생각하면 두 시간개념 간 차이가 꽤 그럴듯하게 설명이 되는 것 같았다.

휴직 시기에는 5시에 일어나서 11시까지 생활하고, 잠시 잤다가 13시에 일어나서 17시까지 생활하고, 또 약간 자다가 18시부터 23시까지 끊어서 하루를 살았다.

그렇게 살고 살아도 물리적으로는 시간이 하루뿐이 지나있지 않았다. 그 때의 일기를 읽어보면 나는 이 감각에 참 생소해했고 경이로워 했다. 시간을 감각하는 게 이상한 차원에서 일어나는 현상 같았다.

그리고 퇴사한 여름 언젠가부터는 미래와 과거, 현재가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동시적으로 진행되는 유기체처럼 느껴졌는데,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내가 시간을 사는 방법이 달라지면서 일어난 일인지도 모르겠다.

마무리

10월 한 달, 매일 사진을 올리거나 생각을 써봤다.

재밌었다. 매일이 책 한쪽은 되는 듯 느껴진다.

낮볕 아래 빛나는 단풍과 꽃.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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