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상황:
- 피아노 레슨을 다음주까지만 받게 되었다. 선생님이 이번달까지만 하고 그만하신다고 알려주셨다.
오늘의 주제:
- 헤어짐을 앞둔 나의 반응을 통해
- “잘 헤어지는 방법”과
- “혼자서도 계속 해내는 방법”의 구체화로 연결하기
[1차 반응]
약 3년이 넘어가는 시간이었는데, 이것이 급작스럽게 종료되어서 놀랐다. 그리고 선생님과의 관계가 중단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2차 반응]
레슨 후 거시경제 수업의 시험이 잡혀있었으므로 감상에 빠질 수는 없었고, 다시 생각을 잡고 시험 전 정리를 마지막으로 했다.
- 마음이 동요되는 것은 어쩔 수 없어서, 시험 때에 실수를 하나 했다. 기여율과 기여도를 구하는 문제에서 평소였다면 문제없이 구분하고, 특히 기여도를 구할 때에 GDP의 성장분을 구하는 정도는 틀릴 게 아니었다.
- 그렇지만 사고가 원활하지 않아, ‘감 모드’가 발동을 했다. 평소의 수식과 다른 수식을 썼다. 평소였다면 (신규값-원값)/원값을 썼겠지만… 오늘은 신규값/원값으로 계산했다. 나오는 길에 실수를 깨달았다. 시험 끝나고 너무 답답해서 걸었다.
[3차 반응]
아픈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이성모드가 발동했다. 그러다 최근 읽은 책(“I wish to know I was 20”, 링크)의 “모든 위기를 기회로 생각해보기” 에피소드를 상기했다.
피아노 레슨의 종료가 내게 기회인 것은 무엇일까?
- 지금까지 4회에 18만원의 레슨비가 들었다. 월 18-22만원의 여유자금이 생기는 셈이다. 나는 지금 백수 겸 학생으로 이것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볼 수 있는 자금이다. > 재밌게도 내 내면에서 행동경제학 수업에서 배운 이론이 작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 손실회피loss aversion(=이익선호)가 작동하여, 내 심리계좌 상 다시 들어온 이 돈을, 바로 다음달 레슨비로 쓰기보다는 어떻게 쓸지 우선은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 후.. 조금만 일렀어도 이걸 주제로 페이퍼를 쓰는건데.
- 피아노 연주를 클래식 측면에서 선생님께 배웠는데, 많이 늘었지만,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것들이 내 손에서는 잘 소화가 안되었다. 레슨이 종료되므로서 선생님을 향한 의존도를 낮추고, 그동안의 배움을 복습하고 책을 찾아보는 등 독학하며 연주를 위한 스킬을 함양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 여기서 스킬이란, 표현력 보다는 다음 직후 위치로 손을 빠르게 옮기기, 같은 아주 기본적이지만 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포함한다. > 손에 길트기 = (인지*연습) 인데, 나는 인지도 느리고 연습량도 청소년이나 입시생에 비하면 너무 적어서 선생님이 가르치기에 답답하셨을 것 같다.
- 지금의 나는 어느정도 악보를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연주력의 함양보다는 작곡에 호기심이 생겼다. 특히 여름에 코드 연습하는 방법을 배운 다음에는 좀더 허들이 낮아진 느낌이다. 그렇다면 피아노 연주레슨에 들이던 노력을 작곡으로 옮겨서 해볼 수도 있다
[4차 반응]
“기회로 바꿔보려는 노력은 좋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상실감은 여전했다.
그래서 “나는 왜 레슨의 종료에 상실감이 들고 마음이 아픈 것일까?”를 성찰했다.
- 나는 올해 꾸준히 기존에 함께 하던 것의 ‘종료’를 경험하고 있다. 함께하던 운동, 함께하던 일, 함께하던 연애, 함께하던 친목-교우관계. 얼마 남지 않은 ‘함께하던 것’에는 피아노를 선생님께 배운다는 것도 있었다.
- 첫번째로는, “계속 함께하던 피아노 레슨”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의 바구니에서 갑자기 [곧 종료됨]의 영역으로 이동되었다. 나는 이 이동이 급작스러워서 먼저 놀랐다.
- 두번째로 내가 마음이 아픈 이유는, 이 이동이 마치 내가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즉 성장이 더뎌서 일어난 것만 같이 느껴졌다. “선생님이 나를 가르치는 것이 지루하거나 힘들었어서 그만하시는 걸까?”의 경로로서 죄책감과 자괴감이 들었다. (이것은 감정이 부정적일 때에 나오는, 나의 습관적인 생각 뛰어넘기와 추정이다.) 만약 사실이라 할지라도, 나는 이를 이해한다. 목표가 없는 수강생을 몇년에 걸쳐 장기간 가르치는 것은 너무 어렵다. 수험이나 입시는 끝이 있고 배우는 사람도 동기부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좀더 긴장감있고 효율적인 교습이 자연스럽다. >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른 후, 나는 스스로 적절한 수준의 목표를 갖지 않고, 오히려 그저 약속한 시간에 매주 출석하고 주는 것을 받아먹는 교습의 형태로 시간을 보냈던 것을 깨달았다. 이럴 때에 성장은 거의 없다.
(그 후 생각을 더 정리하고자 달리기를 했다. 그리고 극적인 전환이 일어났다! 달리기 만세!)
[5차 반응]
“그렇다면 이 상실과 헤어짐에 나는 어떻게 대처하고 소화하며 기회로 남을 수 있을까?” 를 고민했다.
이는 잘 헤어지는 방법을 찾음으로서 다음 단계의 방향성과 대체활동의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이다. 생각의 흐름대로 적는다.
- 다음주에 드릴 감사편지를 쓸 사진엽서를 제작하자 i) “선생님과 헤어질 때에 편지를 적어야지. 감사하고, 이렇게 헤어지게 되어 마음이 쓸쓸하다는 내용이 주가 되겠구나” ii) “이 편지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러하듯, 내 사진엽서에 하고 싶다! 그런데 사진엽서 지금 가진 게 없다,” ➡ 새로 찍어야 한다. iii) “그럼 사진엽서 새로 만들자. 선생님께 편지를 쓰고 선물로 드리자. 또 연하장을 친구들에게 보내는 데에 쓰자. 잔여는 학교 플리마켓에서 팔자.”
- 이후에는 피아노 치기를 혼자 연습하면서, 내가 즐거워하는, 좋아하는 곡, 작곡가, 연습방법을 찾아보자. > 좀더 다양한 곡을 접해보고 쳐보면서 인풋을 늘려보면 활력이 될 것 같다. > 작곡도 궁금했으니까 영역을 확대해서 지평을 넓혀볼까?
- 피아노 독학의 여정을 여기 노트에 기록하자! > 혼자 연습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 내 웹사이트의 글쓰기 채널을 이용해서 이를 공유하면 어떨까? > 글쓰기를 꾸준히 계속 하려면, 캘린더화 하거나 프로젝트화 하는 것이 좋겠다.
- 내용과 인터벌을 고민했다. > ‘내용은 연습후기만? 아니면 학습방법이나 대상의 조사와 연습후기로 나누면 좋을까? 얼마나 자주 올리는 게 좋을까? 일주일에 한번정도면 될까?’ 또 내가 계속 할 수 있을까? 다른 장치도 필요하지 않을까?
- (그렇다면 피아노 독학 뿐만 아니라) 내 몇가지의 주요 관심사를 정기적으로 다루는 이 노트(웹사이트 내 블로그)에 올리자! > 글을 정리하며 나에게는 성장할 폭/방법을 가늠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 주시는 것만 받아먹으며 ‘적당주의’로 하던 것을, 능동적 학습으로 변형) > 정리된 글이 남에게는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 다만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양을 의식하면서, 꾸준히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중요!
[최종안] 웹사이트를 commitment device로 삼아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해내기.
내가 삶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몇 영역에 대해, 새로 알게된 사실이나 문제의식을 이 노트에서 다루자.
그렇게 되면 스스로의 꾸준한 연구와 학습을 도모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삶의 목표나 목적을 탐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웹은 그런 곳이니까)
그럼 오늘의 나에게 중요한 주제는 무엇일까?
- (표준, 행동) 경제학 세계에 발 들여놓기 — 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실에서의 괴리, 새로운 이론과 지식을 곱씹는 과정. 궁극적으로 행동경제학이 나의 선호와 비슷한 것 같지만 표준은 먼저 받아들여놔야 한다, 많은 이코노미스트가 이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 사진을 찍으며 낮의 모습을 많이 보고 내 마음을 충전하기 — 낮에 일을 하면 낮의 바깥 모습을 잘 못본다. 그동안의 부족분을 채우듯 열심히 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혹시라도 일을 한다면, 또 부족할 것이다. 미리 많이 맘껏 양껏 가득가득 보고 찍고 씹고 즐기고 하자.
- 피아노를 통해 음악과 친숙해지기
- 그 때 그 때 관심이 가는 토픽들. 내 컴포트 존을 넓히기 조금씩 넘어가보고 더 알아보기. 두려움을 조금씩 낮추기 다양성을 받아들여보기 (예: 성찰, 삶의 철학, 태도, 감각에 대한 연구들, 맛있는 것들. 인지, 사회학, 심리적 함정, 시간물리, 죽음, 지역, 역사, 호흡법… 등산 달리기 수영… 다다다다다다 다된다!!)
- 그럼 이걸 어떻게 다루지?
- = 캘린더+프로젝트 베이스
- = 데드라인이 있어야 고민하고 쓴다.
- = 운영안이 필요하다!
[운영기획]
A) 개괄: 매주 정해진 요일에 특정 토픽에 대해서 다루기로 한다
- 먼저 관련 도서나 팟캐스트와 같은 인풋을 정리하여 올린다
- 인풋에 의한 응용방안이 있다면 작은 프로젝트로 삼아서 운영한다, 없다면 해당 토픽의 운영일에는 다시 인풋을 올린다
-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 다음 해당토픽의 운영일에 중간-최종 결과를 리뷰한다
- 단, 각 토픽이 다뤄지는 인터벌(기간)은 3일 마다 또는 주 마다가 적당할 것 같다 (너무 길어봐야 나는 잘 안한다)
B) 운영 요일과 토픽의 예시
- 월: 사진생산 관련이나 직전주 프로젝트 운영리뷰
- 화/금: 피아노 연주 독학 중
- 수/토: 경제학 수업 소화 중
- 목/일: 내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 자유주제 다루기 (by 독서록이나 콘텐츠 소비를 통해)
[끝] 우선은 여기까지.
- 마음이 그래도 조금은 아프고 다시 뵙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니 울적하다.
- 이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unaccepted”는 감각이 건들여진 듯하다. 이래서 즉각적으로 마음이 좀더 속상했던 것 아닐까. 마치 아이처럼.
- 헤어짐은 언제나 아프지만, ‘잘 헤어진다’면 좀더 나은 것 아닐까.
그리고 내가 지난 10년 간 관성적으로 대했거나 익숙해졌던 무언가가 있다면, 자의-타의를 떠나 올해는 어떤 방식으로든 모두 정리가 되는 것 같다.
다음 10년을 잘 준비하기 위한 자리 다듬기라고 생각해본다.
…
파이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귀여워.
파이와 내가 사는 이 집, 나의 가족만큼은 나의 안전지대로 계속 남아주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