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다가 커피뚜껑 봤는데
좋더라
와
히히히
이게뭐야
감사합니다

오늘은 시험공부 하느라 체력을 다 써서 사진이 없다.
오후 다섯시 도서관 앞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를 받아
나무통 나뭇가지 흐르는 나뭇잎
흰건물 앞 검은바닥 위를 걷는 사람들
초록 운동장 위를 뛰는 사람들
모든 오른켠 가장자리가 빛났다
10년을 좋아하며 걸은 길이
매시간 매일 매계절 매년
다 다르고 이쁘다.
하필 새로 빌린 책이 열권정도
한아름이라 못찍어서 아쉬웠다.
이렇게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그냥 다 감사합니다

언젠가부터 현재 시점만으로 생각한다. 빌린 미래도 버린 과거도 아니고 현재만에 살고 있다. 그런데 그 현재 시점 안에 과거도 있고 미래도 있다.
나는 과거에 놓았던 돌의 결과이므로 지금 선택하는 하나하나 역시 미래의 어떤 사건들이나 어떤 상태랑 연결되어 있을텐데, 연결 혹은 레이어로 겹치는 감각이 이전에 없이 더욱 선명해진다. 더 명쾌한 설명이 어느날 떠오르면 좋겠다. 선형성이 아니라 병렬성처럼 느껴진다.
어느날 바둑판 위에 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늘 내가 그 집의 돌 하나이다. 영원할 것도 아니고 그냥 한 바둑판 위에 어느날 생겼다가 사라질 집이다. 오늘은 쨌든 그 집을 짓고 있다. 바둑판은 수많은 집이 생겼다 사라진다. 그 집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그 집이 내가 속한 곳이며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유일한 것이다. 집 하나를 구성하는 돌은 모두 나의 돌이고, 남의 돌이 들어올 수 없지만 그 집이 곧 나는 아니다. 내가 나의 돌을 놓은대로 집의 모양이 형성되고, 그리고 그에 맞춰서 집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다음 놓는 돌에 영향을 끼치며 또 집의 모양은 바뀐다. 그렇지만 언젠가 놓았을 돌 하나는 여전히 거기에 집을 구성하며 있다. 이를 충실하게 반복한다… 동시에 시작과 완결이라는 (없었음-탄생-삶&의식-죽음-없어짐) 타임라인 상에서 스냅샷을 뜨며 자유롭게 조망할 수 있다.
올해 여기저기에서 단어 consequences가 다뤄져서, 아마 이 생각은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많지만 이 정리해가는 상태랑 과정은 불유쾌하지는 않다,
좋다, 좋다.
이런 생각엔 뭔가 라벨의 음악이 잘 어울려.. 여러 악기의 소리가 마치 ‘어떤 색을 풀어놓은 아주 옅은 수증기’처럼 공간을 채워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