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집 지키는 파이

녹사평은 육교의 동네

덩어리감 있는 하트모양의 잎

구름의 옆면으로 빛이 들어올 때

좋아하는 빛의 형태

껍데기만 남은 공간

캠프 간 이동통로

하트 나무와 물고기 구름

탁트인 삼각지 해질녘

낡아 너덜대는 문 위에 하트낙서

노을이 잘 보일 줄 알았어

지금이라도 집에 다시 갈까

기이할 정도의 창문 반사율

웨스 엔더슨 필름 컬러의 오리온 공장

그립군 뭄바이 공장들

연휴의 전자상가

횡단보도 초록불로 바뀌었다


벽 색상 조합 이쁘다

기다리는 남자

좋아하는 색 다모였다

서부이촌동 초입 (여기서부터 35mm f/1.8로 촬영)

즐거운 여자들

아파트 외벽의 나무그림과 그 앞의 나무

원효대교와 여의도

여의도 불꽃축제 명당은 여기구나

“현서 원효대교 북단 빨리”

라이트 실험

기찻길에서 보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호텔

원시림성 집

아직은 낮은 용산 정비창 길

지붕만 남기고 다 바꾸나보다

동부이촌 가는 한강대로, 산책 끝.
오늘은 녹사평에서 삼각지를 거쳐 용산 전자상가와 서부이촌동을 걸었다. 그리고 전자상가에서 내 눈에 제일 편안한 화각인 35mm 렌즈를 구입했다.
딱 맞는 화각을 되찾아서 눈은 편안하고 행복한데, 대신 손목이 그 무게에 눌린다. 그래서 픽스드 렌즈 컴팩트 카메라를 다시 쓰고 싶다. 오늘도 검색했지만 물건이 없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동안 내 여행사진은 대부분 Fujifilm x100t로 찍었다. x100t는 환산화각 35mm 렌즈가 붙어있는 컴팩트 카메라였다. 장거리 이동이 잦고 많이 걷는 내 활동성에 잘 맞았다.
열심히 쓴만큼 기기의 수명은 닳았고, 올초에는 센서와 버튼 모두 너덜거렸다. 셔터는 마구잡이로 눌렸고, 전원도 제 멋대로 켜졌다. 더이상 신뢰를 갖고 쓸 수가 없었다. 후속발매된 x100v는 바디의 무게중심이 달라서 사고 싶지 않았다.
근 10년 만에 새 동반 카메라를 들여야 할 때였다. 그동안 휴대성의 편의는 충분히 느꼈으니, 10년 간 발전했을 기술수준이 궁금했다.
그래서 풀프레임의 최신형 미러리스 카메라인 Canon R8을 구매했다. 더 큰 프린트 사이즈, 더 뛰어난 센서, 더 다양한 촬영환경에서의 대응, 그런 기술적 가능성들이 탐났다.
몇 달 써보니 R8의 장점은 1) 렌즈교환형 바디이지만 그 중에서는 꽤 작은 편이다. 2) 또 여러 렌즈로 화각을 실험해볼 수 있다. 시장에서 캐논의 점유율이 높다보니 렌즈를 빌려써보기에도 자유롭다. 3) 요즘기술이 들어가 있으니 저조도에서도 결과물 상태가 좋다. AF도 빠르고, 셔터도 망설임이 없다. 무엇보다도 EVF이지만 OVF를 보고있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있다. 나는 LCD를 안쓰고 뷰파인더로만 찍기 때문에 이 부분이 중요했다.
한편 단점이라면, 그러나 한 손에 감아쥐기엔 크고, 툭툭 찍기엔 상대적으로 무겁기 때문에 손목이 힘들어한다 무엇보다도 동그랗게 생겨서 코트 주머니나 가방 사이드 포켓에 넣을 수 없다!
사진장비의 구성은 트레이드 오프의 게임이었다. 내가 잘못 구매한 것일까? 이 게임에서 지고 있는 것일까? 아직 선택을 무르기엔 이르다.
x100t와는 9년을 함께했다. R8과도 그런 노력은 해봐야지. 그래서 ‘노트’ 페이지를 시작했다. R8과 합을 맞춰보기 위해 산책을 시작한 셈이다.
자 오늘도 사진 결과물만 보면 좋다, 큼직 큼직 잘나온다. 그러니 좀더 성의있게 알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