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8. 추석 전 날. 흐린 날씨, AQI 100.
오후 해넘이 때에 자전거를 갖고 집을 나섰다.







한강과 시청을 달렸다. 해가 저물고 달이 밝아졌다. 둘 다 아주 동글동글 귀여웠다. 둘은 종종 함께 보인다,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꽉 찬 원 둘이 교대를 서는 듯. 그래서 빛을 잃은 적이 없었구나.
시청 앞 광장에서 어떤 공연의 리허설을 봤다. 크레인으로 공중그네형 무대를 설치했는데, 거기서 연주를 할 모양이었다. 두 뱀 처럼 서로를 다리로 감아댄 두사람도 있고, 드러머도 보였다. 그들의 담력이 대단하다. 감탄하며 남산으로 향한다.
자전거의 내장기어 변속기가 고장나서 최소 기어가 2단이다. 페달 누르는 데에 드는 힘이 평소보다 크다. 무릎에 긴장이 올까봐 걱정했다. 다치지 않기 위해 예전보다는 천천히 밟아서 올라간다. 다리가 안쪽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쓴다.
남산 도서관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 손을 흔드는 여자 여행객 세명이 보인다. 택시는 스쳐간다. 여행객들은 개탄하듯 손을 위아래로 흔들고 짜증을 낸다. 오래 기다렸을까. 어딜 가든 시내로 내려가는 게 낫다고 말해줄까 했지만, 달리던 속도 그대로 나도 스쳐간다.
Before the sunset, I went for a bike ride.
While three hours of riding may seem excessive for a minivelo bike rider, I enjoyed the entire trip because I hadn’t ridden a bicycle in two seasons owing to an ankle injury in the spring.
As I ran faster along the bank of the river, I saw the full moon and the Sun hanging in the sky in a perfect circle. It was weird to look at two round things shine at the same time. We would not have light, warmth, or life without them. Now I am thanking you two.
After a few miles, I noticed that I couldn’t change gears and that the speed was stuck at 2. I soon learned that I had damaged my ankle just before taking the bicycle to the repair shop. I added a new item to my to-do list.
The path goes from Namsan to the northwest part of the Hankang River bank, then to Yongsan station, then to Seoul City Hall, and finally back to Namsan.
2023-09-29. 추석날
친척집 순방. 맑은 날씨.
어릴 때엔 이런 명절이면 롯데월드를 가기도 했던 것 같다. 서울이 가장 한산할 때라. 지금에는 움직이느라 바쁘다, 서울 중심부에서 출발해 동쪽을 찍고 북쪽으로.
잠을 잘 못자서 피곤하고 지쳤다. 여러 사람의 사적인 영역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대화한다. 신경을 쓰고 그만큼 속이 불편해진다. 금방 배가 부른다.
형광등 켜놓은 거실과 모르는 사람과 가까이 서있어야 하는 엘레베이터, 텁텁한 냄새가 나면서 브레이크를 한껏 밟아 어지러운 택시, 새 차 냄새가 나는 전기버스와 (텅텅 빈 주거단지와 달리) 여행객과 이주노동자로 붐벼 생소한 냄새가 가득한 지하철에서 벗어나면,
빛이 맑고 세상은 환하고 도로는 비어있다. 마음을 놓고 숨을 들이켜도 될 것 같다. 기온은 며칠전보다 살짝 낮지만, 충분히 데워진 공기는 차갑지 않다. 아직 눈에는 단풍이 보이지 않는다. 숨을 마시면서 속을 달랜다. 명치께에 손을 두고 말하길 ‘살-살 풀어져라, 살-살’. 생각도 의식도 이곳으로 돌아왔다.





2023-09-30. 추석 다음날. AQI > 70. 낮에 강렬한 여우비 여러차례.
After 50 minutes of blind (or low-vision) jogging, all of my sensors were refreshed. I hardly open my eyes to reduce visual inputs, like feasting. I was finally able to release previous unpleasant thoughts. In the north of Namsan, there is a safe walking route for blind people. (To learn more, please visit Google map)
남산 배려의 길에서 눈을 거의 감은 채, 노란색 보도블럭을 곁눈질하며 50분 정도를 뛰었다. 시각정보를 막았더니 비로소 움직이는 몸이 느껴졌다. 리듬감있게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몸에 순수하게 승차 중인 느낌이었다. 달리기를 마치고 눈을 다시 떴을 때엔, 마치 샤워를 하거나 여행을 온 것처럼 감각과 생각이 모두 맑게 열렸다. 홀가분했고, 한번 정리가 되었다. 언젠가 빠른 장거리 달리기에 익숙해지면 가이드 봉사활동에 참여 하고 싶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음악공연 영상을 발견했다.
저녁 내내 나를 춤추게 만들었다.
